"아이파크몰, HDC 부당지원으로 458억원 절감"
HDC "공실 관련 상생 조치·정상적 거래"…소송 예고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HDC가 경영 위기에 처한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과징금과 법인 고발 처분을 받게 됐다.
HDC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에이치디씨'에 속하는 HDC가 계열회사인 HDC아이파크몰에 거액 자금을 사실상 무상 지원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71억3천만원(잠정액)을 부과하기로 전원회의(주심 이순미 상임위원)에서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는 HDC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HDC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하는 HDC아이파크몰이 낮은 점포 입점률로 인해 완전 자본잠식상태가 되는 등 존속이 불확실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하자 2006년에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360억원을 제공했다.
당시 HDC는 아이파크몰 매장의 운영 및 관리 권한 HDC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위임료와 사용 수익을 받기로 하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따로 체결했으며, 임대료·관리비를 위임료와 상계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HDC와 HDC아이파크몰의 거래가 임대차 계약 및 운영관리 위임계약이라는 형식을 갖췄지만 실제로는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한 것과 같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에 그쳤는데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0.3%에 수준이라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국세청은 이 거래가 우회 자금 대여라고 판단해 2018년에 과세하기도 했다.
이에 HDC는 2020년 7월 임대 보증금을 333억원으로 변경하고 계약을 자금대여 약정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대여 금리는 두 회사의 가중평균 차입금리를 평균한 값으로 적용해 연 2.55%로 적용했다. HDC아이파크몰이 시중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는 것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HDC아이파크몰은 줄곧 영업 손실을 내다가 이런 지원 속에 201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냈고 2014년에는 흑자로 전환했다.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를 모면했을 뿐 아니라 2022년에는 아이파크몰 고척점을 개장하는 등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유력한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공정위는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HDC아이파크몰이 2023년까지 17년이 넘는 기간 동안 333억∼360억원 상당을 차입하면서도 HDC에 지급한 이자는 47억원에 불과했고 시중 정상 금리를 고려하면 합계 458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과징금은 HDC에 57억6천00만원, 아이파크몰에 113억6천800만원을 각각 부과한다.
이는 조사에 협조 등을 고려해 10% 감경을 적용한 금액이다.
부당지원으로 인한 수혜액에 비해 전체 과징금이 적은 것은 법률이 정한 한도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부당 지원을 한 HDC 법인은 고발하기로 했지만, 에이치디씨의 동일인(총수)인 정몽규 HDC 회장을 비롯해 개인 고발을 의결하지는 않았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의사결정 과정에 정몽규 개인이 관여했다는 부분들이 발견되지 않아서 고발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검찰에서 고발 요청이 들어오면 고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특수 관계인이나 회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는 등의 부당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이 조항을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
HDC 측은 "당시 공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상가 수분양자들의 생존과 상생을 위해 그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 및 운영관리위임계약'을 체결했다"며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대여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론했다.
부당 지원으로 경쟁을 저해했다는 공정위 판단에는 "(아이파크몰이 있는) 민자역사는 구(舊)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역사 개발사업으로 30년간 임대수익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로서 애초에 진출입이 자유로운 경쟁시장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HDC 측은 "3천여명에 달하는 상가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공실로 방치되었다면 수천억의 피해가 양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이를 구제하고자 한 행위가 부당하다는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고 행정 소송을 예고했다.
sewonle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