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 휴전] 주중 이란대사 "중러, 평화 보장 위해 협력하길 희망"

연합뉴스 2026-04-08 22:00:10

휴전 발표 뒤 베이징서 기자회견…"美가 합의 어기면 후회하게 할 것"

'호르무즈 통행료'에는 "구체적 계획 아직 결정 안 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중국 주재 이란대사가 지역 평화 보장을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압돌레자 라마니 파즐리 주중 이란대사는 이날 휴전 소식이 알려진 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전쟁을 재개하지 않도록 서로 다른 측이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중러 등 큰 국가들, 파키스탄·튀르키예 등 중재국들이 지역 평화 보장을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전쟁이 멈추고 휴전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또한 믿을 만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3차례나 약속을 어기고 이란을 침공했다. 그런 만큼 우리는 더는 미국을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번 합의를 재차 어길 경우 이란이 "강력한 반격 조치를 하고 미국이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즐리 대사는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에서도 중러에 감사를 표하면서 "중러는 이란이 어려울 때 진정한 친구였다. 우리의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보호와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관련,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시킨 데 대해서도 사의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중국 및 걸프국가와 새로운 안전 메커니즘을 만들고 싶다며 이를 '페르시아만의 (새로운) 다자주의'라고 불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이 휴전 협상에 나서는 데 중국 측이 관여했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들었다"고 답변, 중국 측 역할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파키스탄이 2주간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막판에 개입해 이란에 '자제와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파즐리 대사는 이란이 사실상 봉쇄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선박 3천 척가량이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은 (해협 봉쇄에 따른) 압박을 줄이고 배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면서도 "해협이 완전히 개방될 수 있을지는 협상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10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협상 최대 위험은 미국의 일관성 없는 목표 변경이라며 이란 측이 앞서 제시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운항 통제 등 10개 항에 기반한 협상을 미국 측이 보장할 경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즐리 대사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통행료 부과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 다른 국제 수로들의 통행료를 참고하겠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수백 년간 호르무즈 해협의 보증인 역할을 하면서도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어떤 국가도 이란의 기여와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란전쟁에서의 실패를 승리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