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훈 은퇴 배웅하는 양동근 "지훈이는 내 농구 인생의 1.5등"

연합뉴스 2026-04-08 21:00:04

정규리그 최종전서 함지훈 은퇴식…"오늘만큼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길"

지시하는 양동근

(울산=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전설적인 왕조 시절을 함께 일궈냈던 '막내' 함지훈(41)이 어느덧 최고참의 자리에 올라 코트와의 작별을 고한다.

선수 시절 함지훈과 함께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이제 사령탑의 위치에서 오랜 동료이자 애틋한 제자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하게 됐다.

양동근 감독은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훈이는 아마 지금 은퇴한다는 게 실감 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은 코트 위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의 '기둥'과 같은 선수 함지훈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운동화 끈을 푼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입단한 뒤 18시즌 동안 한 팀의 유니폼만 입고 뛴 '원클럽맨'의 마침표다.

그는 현대모비스에서만 5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고, 2009-2010시즌에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승의 순간

특히 양 감독과 함지훈은 현대모비스 전성기를 코트 위에서 합작한 핵심 주역이다.

야전사령관이었던 양 감독과 영리한 빅맨 함지훈은 내외곽에서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고, 현대모비스가 KBL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 감독은 자신에게 함지훈이 어떤 존재냐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농구 인생의 1.5등"이라고 답했다.

과거 최고 동료로 꼽았던 고(故) 크리스 윌리엄스를 1등으로 둔 그는 "2등보다 훨씬 1등에 가까운 1.5등이다. 최고의 칭찬"이라며 미소 지었다.

역시 현대모비스에서만 21년을 뛰며 '모비스의 심장'이라 불린 '원클럽맨' 양동근 감독은 2020년 먼저 은퇴하며 현재 함지훈이 밟는 수순을 먼저 밟았다.

양 감독이 누구보다 함지훈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지훈이는 아마 지금 평소랑 똑같을 것"이라며 "카메라가 평소보다 자신을 더 많이 비춘다는 정도만 느낄 뿐, 마지막이라는 사실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웬만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지훈이가 뛸 수 있는 만큼 충분히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잘했어, 주장'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