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은행 대출·정부 조달 참여 등 제한…최소 2년 명단 유지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브라질에서 '현대판 노예노동' 수준의 노동조건을 조성한 사업주 명단에 오르면서 핵심 생산 거점으로 여겨지는 현지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됐다.
브라질 고용노동부는 8일 강제 노동과 인권 침해 사례가 적발된 사업장 명단인 이른바 '더티 리스트'에 BYD 브라질 법인을 포함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2024년 12월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주 카마사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노동착취가 적발된 사건과 관련한 행정절차의 일환이다.
당시 현장의 중국인 노동자들은 외출이 제한된 채 주 7일 노동에 시달리는 등 노예와 다름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고용노동부는 설명했다.
감독 결과 일부 숙소에서는 노동자 100여명의 여권이 '보안'이라고 적힌 캐비닛에 압수돼 보관돼 있었고, 무장 경비가 출입을 통제한 정황도 확인됐다.
또한 30여 명이 화장실 1개를 공동 사용하고, 숙소 환경 역시 쥐와 벌레가 들끓는 등 위생 상태가 열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지급 방식도 문제가 됐다.
일부 노동자들은 월 200달러(약 29만원)에도 못 미치는 생활비만 현지에서 지급받고, 전체 임금의 상당 부분은 중국 내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들이 실제로는 건설 노동자임에도 기술직 비자로 입국한 정황도 확인했다.
브라질 노동법은 원청 기업이 하청 업체의 노동조건에 대해서도 책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공사에 참여한 중국계 하청업체뿐 아니라 BYD에도 책임을 물어 명단에 포함한 것으로 분석된다.
BYD는 이번 조치에 대한 공식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지만, 과거 적발 당시 "인권과 노동권을 존중한다"며 문제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노동검찰청과 합의를 통해 약 4천만 헤알(약 114억원)을 노동자 보상 및 공익기금에 출연키로 했다.
그러나 이런 합의에도 불구하고 사법 판단과 별개로 진행되는 행정 절차인 명단 등재는 피하지 못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더티 리스트에 한 번 오르면 최소 2년간 효력이 유지되며, 국영은행 및 일부 민간 금융기관 대출이 제한되고 정부 조달 참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공장 운영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는다.
이번 조치는 BYD가 브라질을 남미 핵심 생산·판매 거점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나와 향후 현지 사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BYD는 지난해 10월 브라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카마사리 공장을 출범시켰으며, 공장은 연간 15만대 수준인 생산 능력을 향후 3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BYD는 2022년 브라질 시장 진출 이후 전기차 시장 점유율 70%대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hjkim07@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