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중국대사관 "美, 안보 개념 지나친 확대…부당한 심문"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국에서 중국인 연구원이 법집행 당국으로부터 심문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을 중국 외교당국이 제기했다.
관할 경찰이 경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중국 측은 적대적인 심문 다음 날 사건이 벌어졌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어 해당 사안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성도일보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는 공과대 소속의 중국 출신 연구원 왕단하오가 교내에서 추락해 지난달 20일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한 연구원이 조지 G. 브라운 건물에서 추락했다는 신고가 당국에 접수됐으며 그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고 디트로이트뉴스와 미시간데일리 등 미 현지 매체들도 보도했다.
미시간대 경찰은 사건이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 6일 SCMP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미시간대 왕단하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류 대변인은 "우리는 이 비극에 깊이 괴로워하고 있다"라며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해 중국 유학생들과 연구자들이 부당한 심문과 괴롭힘을 당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측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중국에 있는 왕단하오의 가족과 연락을 취했으며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경계를 유지하고 법집행 당국과 문제를 겪은 경우 외교 공관에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중국 외교부와 주시카고 총영사관도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미시간대 연구원 1명이 미국 법집행 부문의 심문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서 미국 측에 전면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이어 지난달 말 주시카고 중국 총영사관도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이 피해자 가족과 중국 측에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고 미국 내 중국 유학생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 법집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총영사관 측은 중국인 학자가 미국 당국의 심문을 받은 다음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사망한 왕단하오는 반도체, 나노재료, 광전자공학 분야 전문가인 미쩌톈 미시간대 공대 교수의 연구실에서 일했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그는 2022년 6월 중국 허페이에 있는 중국과학기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로 옮겼다. 구글 학술검색 사이트에 따르면 왕단하오의 연구는 4천회 이상 인용됐다.
그는 올해 5월에 학기가 끝난 뒤 중국으로 돌아가 대학에서 자리를 맡을 계획이었으나 미 당국에 의해 출국 금지를 당했다는 미 현지매체 보도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첨단과학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2010년대 초반부터 중국계 과학자들에 대한 감시가 시작됐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11월 중국계 스파이 조사 프로젝트인 '차이나 이니셔티브'(2018∼2022년)로 이어졌다.
많은 사건이 법정에서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차이나 이니셔티브'로 인해 수백명의 연구자들이 경력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광범위한 비판 이후 2022년 공식 종료됐지만 현재까지도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uki@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