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민·김경수 국제 공동연구팀 확인…거대 산맥 '비그늘' 효과로 건조기후 형성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1억1천만년 전 백악기 시대 경남 진주·사천 등 한반도 남부는 비가 적게 와 메마른 '사바나' 환경이었음이 식물 화석 분석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이제민(미국 UC 버클리)·김경수(진주교대) 교수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진주시 정촌면과 사천시 서포면 일대에서 발굴된 식물 화석 400여 점을 분석해 당시 이 지역이 '온대 산간 사바나' 생태계였음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백악기 식물 생태계가 위도에 따라 단순히 구분된다는 기존 학계의 정설을 뒤집는 성과로 국제 저명 학술지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경상분지(경남·북 일대의 거대한 퇴적 분지) 동쪽에는 해발 2천500m급 거대 산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산맥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비구름을 막는 '비그늘' 효과를 일으키면서 진주·사천을 포함한 한반도 남부에 극심한 건조 기후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화석의 대부분은 가뭄을 견디기 위해 잎이 뾰족한 비늘 모양으로 진화한 건조 적응형 침엽수였다.
또 이번 연구로 백악기 중기 전 세계적으로 번성한 '속씨식물(꽃 피는 식물)'이 왜 한반도에 유독 늦게 상륙했는지에 대한 해답도 확인됐다.
산맥으로 둘러싸인 혹독한 건조 환경이 속씨식물의 유입을 막는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반도의 독창적 지형과 기후가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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