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마다 '동물원 동물 탈출 사건'…언제든 반복 가능

연합뉴스 2026-04-08 17:00:08

작년 정부 실태조사서 위험종 동물사 26% "신속 개선 필요"

동물 복지 '낙제' 동물원 다수…투자·지원 필요한데 예산 '쥐꼬리'

오월드 탈출해 거리 배회하는 늑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8일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늑대가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동물원 동물 탈출 사건'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이날 오월드 사파리에서 '늑구'라는 이름의 2살 수컷 늑대가 탈출했다.

동물원 동물 탈출 사건은 2∼3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따르면 전국 동물원은 2024년 12월 기준 123곳, '보유' 동물 수는 5만8천여마리(1천789종)다.

이번에 탈출 사건이 발생한 오월드는 93종, 약 750마리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동물원에서 동물이 탈출하는 사건은 심심치 않게 반복되고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사건이 오월드에서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9월 오월드에서 직원이 동물사 청소 후 출입문을 제대로 잠가놓지 않은 틈을 타 '뽀롱이'라는 이름의 퓨마가 탈출, 결국 생포되지 못하고 사살됐다.

이 사건으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에 대한 관심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생동물'이지만 동물원에서 태어나 '탈출'이 8세 나이에 '첫 외출'이었던 뽀롱이를 보고 사람들은 종 보존과 교육 등 다른 역할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을 위해 동물을 가둬두는 장소인 동물원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다.

2023년 서울대공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탈출한 사건도 같은 의문을 일으켰다.

세로의 탈출로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세로가 부모를 모두 잃고 동물원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아온 점이 탈출을 감행한 원인으로 꼽히면서 동물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일었다.

추후 감사에서 얼룩말 방사장 울타리 높이가 기준에 미달하고, 목제 울타리 내구성이 현저히 약해진 상태였다는 점 등이 확인되면서 '부실한 동물원 시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올해 발표한 '제2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며 작년 5월 동물원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사자·호랑이·재규어·표범·설표·퓨마·곰 등 육식 동물과 코끼리와 코뿔소 등 대형 초식 동물이 사는 174개 동물사(24개 동물원) 가운데 26%인 46곳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신속한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다.

당시 동물사 조사는 '극도로 위험'한 경우를 30점으로 놓고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신속한 개선이 필요한 동물사 중 위험도 점수가 6∼10인 곳은 28곳, 11∼15점인 곳은 3곳, 16∼20점인 곳은 1곳이었다.

작년 동물원 실태조사에서는 동물 복지 면에서 낙제점을 받은 동물원도 많았다.

조사 대상 116개 동물원 가운데 동물 복지 실태 점수가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인 곳은 4곳에 그쳤으며 50점도 못 받은 곳은 50곳에 달했다. 나머지 동물원은 69∼60점에 28곳, 59∼50점에 32곳이 각각 분포했다.

늑대 탈출로 통제된 대전 오월드

최근 동물원을 당장 없앨 수 없다면 사람에게 동물을 보이는 공간에서 동물들이 탈출을 꿈꾸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생태적 특성에 맞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크다.

푸바오를 비롯한 자이언트판다의 인기가 높지만, 중국에서 자이언트판다를 추가로 도입하는 일에는 부정적인 사람이 많은 배경에는 야생동물을 동물원에 가두고 전시하는 일은 그만하자는 인식이 확산한 점이 자리한다.

동물원 환경 개선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앞서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2차 동물원 관리 종합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총 205억2천600만원 정도로 추산한 바 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