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로 기린빙하호 관통…기후·생명 연구 '무오염 통로' 확보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이 남극 내륙 빙하를 3천400m 이상 관통하는 데 성공하며 극지 심층 탐사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자연자원부는 전날 남극 과학탐사대가 남극 내륙 기린 빙하호 상부에서 열수 시추 시험을 실시해 3천413m 깊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국제 극지 열수 시추 최심 기록 2천540m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중국은 이번 성과를 통해 남극 빙상의 90% 이상과 북극 전체 빙하에서 시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고 자연자원부는 설명했다.
이번 시추는 동쪽 남극 대륙의 프린세스 엘리자베스 랜드 빙상에 위치한 기린 빙하호에서 진행됐다.
해당 호수는 두꺼운 빙하 아래에 있어 고압·저온·암흑·저영양 환경이 장기간 유지된 '극한 생태계'로, 지구 고(古)환경 변화와 기후 변화를 연구하고 생명 존재의 한계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이번 시도는 시추 과정에서는 외부 오염을 최소화하는 열수 시추 기술과 공정이 적용돼 빙하호에 대한 현장 관측과 호수바닥 부분 샘플 채취를 위한 '무오염 접근 통로'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열수 시추는 고온·고압의 물을 이용해 얼음을 녹이며 뚫는 방식으로, 기존 기계식 드릴보다 관통력이 강하고 속도가 빠르며 빙하 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질 오염을 유발하는 시추액을 사용하지 않아 극지 환경 보존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자원부는 시추 과정에서 극저온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장비, 외부 오염 제어, 3천m 이상 깊이에서의 연속 시추를 가능하게 하는 권양(捲揚) 제어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리빙 중국지질대 교수는 "이번 성과는 극지 대심도 열수 시추 분야에서의 기술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친환경 탐사' 기술 역량을 입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hjkim07@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