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경제교란 대비해야"…전직 美국방, '이란전 교훈' 제시

연합뉴스 2026-04-08 13:00:11

로이드 오스틴, NYT 기고문에서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더 많은 준비 필요"

이란이 발사한 드론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이 이란 전쟁을 계기로 무인기와 글로벌 경제 교란이라는 새로운 전쟁 양상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전직 국방장관의 지적이 제기됐다.

로이드 오스틴 전 미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이란 전쟁이 과거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면서 미군도 전략적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중부사령관 출신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4년간 국방부를 이끌었던 오스틴 전 장관은 이번 전쟁에서 확인된 현대전의 가장 큰 특징으로 값싼 자폭형 드론의 대량 사용을 꼽았다.

그는 "이란은 수천 대의 드론을 동원해 미군 기지와 자산을 위협했다"며 "값싼 드론을 막기 위해 훨씬 비싼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는 현재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저비용·다층 방어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고가의 첨단 미사일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되, 원거리에서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전이나 요격 드론 등 저비용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적대국의 드론 공급망과 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교란하는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스틴 전 장관은 지난 3년간 이란산 샤헤드 드론과 싸워온 우크라이나의 경험에서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약 200명의 전문 인력을 중동 지역에 파견해 전술과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전장 협력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전 미국 국방장관

오스틴 전 장관이 꼽은 이란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현대 전쟁에서 경제적 요소를 부차적인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면서 "이란은 미군을 군사적으로 격파하지 않더라도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다른 무력 충돌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적대국이 비슷한 전술을 차용할 수 있다고 오스틴 전 장관은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를 교란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이란보다 훨씬 큰 경제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스틴 전 장관은 미국이 동맹 간 부담을 분담하는 것이 경제 교란 전술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탄약 등 군수품 비축을 위해서도 동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이 오스틴 전 장관의 시각이다.

그는 "미국도 부담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다"며 "공동 생산과 생산 라인 공유 등을 통해 자유 진영 전체의 무기고를 장기전에 대비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man@yna.co.kr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화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