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헌법 25조 발동 촉구…'트럼프 충성파' 공화 진영서도 민간공격 땐 지지철회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이란을 향해 문명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에 제시한 협상 시한(미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을 앞두고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7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문명 파괴' 언급을 한 직후 민주당 의원 여러 명이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촉구했다.
수정헌법 제25조는 미국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 권한을 중단시키기 위해 발동할 수 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어디까지 몰고 갈지 우려를 표하면서, 발전소 등 민간 기반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위협이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슈리 타네다르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1억명을 학살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의회는 트럼프와 이 전쟁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당장 공직에서 물러나야 할 "정신 나간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멜라니 스탠스버리 하원의원은 "수정헌법 제25조를 발동할 때"라며 "공화당 동료들이 옳은 일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 해임을 위한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촉구한 민주당 인사는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비롯해 20명이 넘는다고 CNN은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과 우파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반대하는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가 결별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문명 파괴' 발언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수정헌법 제25조!!!"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악이자 광기"라고 불렀다.
'트럼프 충성파'였던 공화당 론 존슨 상원의원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목표물을 공격한다면 나도 그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공격을 불법으로 본다는 뜻을 내비쳤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지난 6일 자신의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량 살상을 초래할 방식으로 이란의 기반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전쟁 범죄이자 도덕적 범죄"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인 공격을 명령하면 미국 관료들이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다만 이 같은 기류가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이 임박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조항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그가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의 의사에 반해 해임을 결정해야 하므로 실행이 매우 어렵다.
부통령과 내각 과반의 지지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내각에서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고려하는 관료가 있다거나 밴스 부통령이 동참할 것이라는 조짐은 없다.
그러나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인사들과 민주당원들로부터 동시에 해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 자체로 위협적인 견제구로 의미가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ric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