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다큐 만든 이명세 감독 "K-민주주의, 외국인도 봤으면"

연합뉴스 2026-04-08 00:00:15

22일 개봉 '란 12.3' 연출…"현장의 느낌, 온전히 전달하려 해"

조성우 음악감독 "60편 넘는 음악 작업 중 가장 공들여"

인사말하는 이명세 감독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형사 Duelist'(2005) 등을 만든 국내 대표 '비주얼리스트' 이명세 감독이 다큐멘터리 영화 '란 12.3'으로 돌아온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란 12.3'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저항한 이들의 현장 기록을 담은 작품이다.

"모든 역사를 제가 다 알지는 못하지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빛의 혁명', '촛불 혁명'이 있었나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외국에서 이 작품을 수입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감독이 7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란 12.3' 시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K-민주주의'가 얼마나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는지를 외국인들도 봤으면 좋겠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란 12.3'은 당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을 시작으로 국회의원과 보좌관, 시민들이 국회로 가서 계엄을 해제하려는 과정을 숨 가쁘게 담았다. 280여명의 시민이 제공한 영상과 기록 등을 바탕으로 당시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영화 '란 12.3' 속 장면

이 감독은 "저는 그날 국회에 있지 못했고 TV로 봤는데,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현장의 여러 모습을 보게 됐다"며 "현장에 있었던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를 표방해 통상 다큐멘터리에 삽입되는 내레이션과 인터뷰가 없다. 대신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장치가 활용돼 당시를 재현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도 쓰였다.

이 감독은 "편집의 목표는 외국인도 보면 알아차릴 정도로,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현실을 드라마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 과정에서 컴퓨터그래픽(CG)보다 가성비가 좋은 AI를 썼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계엄 실행을 위한 준비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 등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일은 만화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담은 '란12.3' 만든 이명세 감독

다큐멘터리에는 음악도 비중 있게 활용돼 내레이션과 인터뷰 대신 극을 끌고 나가는 역할을 맡는다.

'란 12.3' 작업을 맡은 조성우 음악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부터 이 감독과 함께해 온 베테랑 스태프다. 그런 그도 이번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조 감독은 "지금까지 60편 넘게 음악 작업을 한 것 같은데, 가장 많이 공들인 작품 같다"며 "대표작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이 일이 자칫 매너리즘(타성)에 빠지기 쉬운 일인데 이 감독과 작업함으로써 창작과 예술을 한다는 보람을 느낀다"며 "음악가로서 제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감독님"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사말하는 조성우 음악감독

영화 투자사는 지난해 12월 후반 작업 지원을 위해 10억원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시민 1만5천여명이 참여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 감독은 "저는 영화감독으로서 '놀면 뭐 하니, 영화나 만들자'는 사람인데, 보내주신 성원에 무게감을 느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조 감독은 "영화의 음악 작업을 함께 해 영광이었다"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기록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비상계엄 다큐 '란12.3' 시사 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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