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관련 허위사실 공표' 장영하·'쯔양 공갈' 구제역도 문턱 못 넘어
檢과 전자인증등본 형태로 형사사건 기록 주고받기로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세 차례 사전심사에서 총 194건의 청구 사건이 모두 본격 심사 문턱을 못 넘었다.
헌재는 7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각 지정재판부 평의 결과 총 120건의 재판소원 사건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헌재 지정재판부는 지난달 24일과 31일에도 각각 26건, 48건을 각하했다. 지난달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전날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 총 322건 가운데 누적 194건이 각하됐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에서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가 부적법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하는데, 아직 단 한 건도 이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 유튜버 쯔양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내 실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낸 재판소원 사건도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에 각하됐다.
장 위원장은 당초 불기소 처분 이후 재정신청에 따라 공소제기와 재판이 이뤄진 것을 문제 삼았으나, 헌재는 "재정신청 등에 대한 법원의 사실인정 등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지정재판부 판단에서도 앞선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청구 사유'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건이 77건으로 가장 많았다. '청구 기간 도과'가 30건, '기타 부적법' 14건, '보충성 흠결'(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은 경우) 4건 순이었다. 각하 사유가 중복된 경우도 5건 있었다.
헌재는 이날 재판 지연을 문제 삼아 청구된 재판소원 사건도 각하했다.
헌재는 재심 청구 1년 만에 선고된 재심 사건에 대해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이 사건 재심 판결로 인해 침해됐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행정소송법 8조 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199조는 종국판결 선고 기간을 정하고 있으나, 이는 직무상의 훈시규정이므로 법원이 위 기간 내에 반드시 판결을 선고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헌재 결정례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대면 예배를 금지한 집합제한 명령이 위헌인데 법원이 이를 적용해 유죄판결을 선고했다'며 청구된 재판소원 사건도 헌재가 이미 여러 차례 합헌 결정을 했고, 법원도 집합제한 명령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므로 청구 사유가 안 된다고 봤다.
헌재는 그 밖에 '증인 신청을 위한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리불속행 제도를 규정한 상고심절차특례법이 위헌이다', '간략한 이유만 들어 재심청구를 기각했다', '3회 공판기일 진행으로 변론을 종결했다'며 제기된 재판소원 사건도 모두 '청구 사유 미비' 사례로 제시했다.

헌재는 또 항고·재항고를 하지 않아 확정된 증거보전 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보충성 흠결을 이유로 각하했다. 일각에서 재정신청 기각 결정을 비롯한 법원의 결정도 재판소원 대상이 되는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재판소원의 대상이 된단 점 자체는 인정한 셈이다.
형사재판 상고기각 판결이 피고인에게 송달된 날을 청구 기간 기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건에 대해선 "형사재판의 상고기각 판결은 송달된 날이 아니라 선고된 때부터 확정된다"며 청구 기간을 넘겼다고 못 박았다.
한편 헌재와 대검찰청은 이달 2일 업무협의를 진행해 재판소원 사건 심리에 필요한 형사재판 사건 기록을 전자 인증등본 형태로 주고받기로 합의했다.
앞서 재판소원 시행을 앞두고 법원 재판기록에 대한 송부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심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는데, 일단 형사사건에선 대검과 협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했다.
헌재 관계자는 "법원보다는 검찰과 협의가 더 적극적이고 속도가 빠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헌재는 전원재판부 회부 시 피청구인인 법원 내부 통지 대상도 구체화했다.
심판 대상이 대법원 판결인 경우 대법원장에게 회부 통지를 하면서 답변서를 요청할 예정이다.
하급심 판결이 대상인 경우, 즉 피청구인이 대법원이 아니라면 해당 법원장에게 회부 통지와 함께 답변서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 재판 당사자,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피청구인이 대법원 이외인 경우) 등 이해관계기관에도 회부 통지를 한다. 재판 당사자에게는 의견서도 함께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으로 증가한 업무량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관 20명과 사무처 직원 18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최근 기획예산처에서 인력 증원을 위한 예비비 편성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lready@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