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후보 2명 '윤리감찰'…선거전 파국

연합뉴스 2026-04-08 00:00:03

이원택, 식사비 대납 의혹…앞서 김관영도 윤리 감찰 후 제명

안호영 "본경선 일정 연기해야"…지역 정가 "부끄러운 일"

기자회견하는 이원택 의원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후보 2명이 연달아 당의 '윤리감찰' 대상에 오르면서 도지사 선거전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도지사 본경선을 불과 하루 앞둔 상황이라 사실관계 파악과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본경선 일정을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인 이원택 의원에 대한 긴급 감찰을 윤리감찰단에 지시했다.

이 의원이 참석한 모임의 술·식사 비용을 제3자가 대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한 언론이 이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술자리는 지난해 11월 29일 있었다.

정읍·고창 지역의 청년들이 이 의원과 만남을 요청해 성사된 자리였고 음식에 술이 곁들여졌다.

이 자리에 30∼40분 머문 뒤 자리를 뜬 이 의원은 비서관을 통해 식사비 15만원을 김슬지 도의원에게 전달했다.

김 도의원은 이 의원의 측근으로 이 자리에 함께했다.

식사비는 72만7천원으로, 사흘 뒤인 12월 2일 김 도의원이 의회운영업무추진비에 사비를 더해 결제했다.

식사비 결제에 대해 이 의원은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야 알았다는 게 김 도의원의 설명이다.

언론 보도 당일 정 대표가 신속히 이 사안에 대한 긴급 감찰을 지시하면서 지역 정가는 민주당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일에도 '현금 살포 의혹'의 중심에 선 김관영 전북도지사에 대한 윤리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리감찰 지시 12시간 만에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최고위원들 만장일치로 김 도지사 제명을 의결했다.

김 도지사가 지난해 11월 30일 현역 기초의원, 기초의원 출마 예정자, 청년 당원 등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이들에게 대리기사비로 68만원을 지급한 게 '명백한 불법'이라는 취지였다.

김 도지사가 이들에게 대리비를 지급한 장면은 식당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후폭풍은 거셌다.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동시에 조사에 착수했고 전북도청은 유례없는 경찰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도지사는 당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에 '제명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결과는 이날 늦은 오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민주당 전북지사 안호영 예비 후보 기자회견

도지사 경선 후보인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경선 연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당에 냈다"며 "(조사) 결과를 보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방법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도의회 기자회견 때도 "촉박한 일정 속에서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경선 연기 요청을 당에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오는 8∼10일 사흘간 이뤄지는 본경선 투표를 거쳐 전북도지사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재선이 유력했던 김 도지사에 이어 이 의원까지 홍역을 치르면서 전북 선거판이 '돈으로 얼룩졌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도지사가 윤리 감찰을 받고 제명된 것도 지역 정치권에서는 큰 충격이었는데 이 의원까지 저런 상황에 부닥치니 지역 이미지 타격이 크다"며 "사실관계는 곧 정리되겠지만 유력 정치인인 두 사람이 돈에 얽혀 곤욕을 치른다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