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조작기소 연기' 요구에 鄭 반대…與 "李대통령은 별말씀 안 해"
李대통령 "개헌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국힘 "중임·연임 안한다 선언부터"
추경 세부사업 놓고 대립…2시간 회담 뒤 별도 합의문 없이 여야 각각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박수윤 오규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추경, 조작기소 국정조사, 개헌, 민생경제 상황 등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급한 추경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조작기소 국정조사, 헌법 개정 추진 등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큰 틀에서 추경안 처리에는 공감했지만 세부 사업별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조작기소 국조와 지방선거 동시 개헌에는 부정적인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의 이 같은 공방을 주로 경청하면서도 추경과 개헌 추진 등과 관련해선 야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여야는 별도 합의문 없이 회담 결과를 각각 브리핑하면서 "민생이라는 공통 분모를 확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민주당),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삼중고 상황에서 대화 자체가 성과"(국민의힘)라고 평가했다.

◇ 국힘 "추경서 TBS 지원금 빼야"·與 "수용"…李대통령 "현금 포퓰리즘 아냐"
먼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TBS 지원사업'(49억원),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306억원),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사업'(250억원), '농지투기 전수조사'(587억원) 등을 거론, "전쟁 추경의 목적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 화물차·택시·택배 종사자 유류 보조금 지원, 배달·포장 용기 비용 지원, K-패스 요금 인하, 청년 월세 지원 확대 등 자칭 '국민생존 7대 사업'을 추경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번 추경 성격에 TBS 지원예산은 맞지 않다고 당에서 뜻을 모았고 추진할 생각이 없다. 여야가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7가지 사업에 대해선 국회 예결위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중국인 관광객의 짐 들어주기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짐 캐리 예산'이라고 명명한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에 대해선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중국인에 한정된 사업이 아니다'라며 별도로 논의하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추경에 대해 "현금 포퓰리즘이 결코 아니다. 국민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이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써야 하는 돈"이라며 "정부가 가장 중요한 지원 방식이라고 여겨 낸 의견이니 국회 차원에서 잘 논의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한 '중국인 관광객 짐 캐리' 예산에 대해선 "(사업 내용 중) 중국 사람(지원)으로 돼 있으면 삭감하라. 그럴 리 없을 것 같은데 팩트체크 해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鄭 "조작기소는 국가폭력"…宋, 李대통령에 "그냥 재판받으면 안되나"
여야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놓고 강하게 대립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 앞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 사이에서는 '공소 취소한다고 물가가 떨어지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목표로 국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비공개 오찬에서 미국·이란전쟁 등 경제에 충격을 주는 외부 상황이 종결될 때까지 국정조사를 추진해선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조작기소는 국가폭력이자 중대한 범죄인 만큼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맞받아쳤다.
정 대표는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까지 거론하며 "사법살인에 대한 피해와 상처가 깊고 (피해 역사가) 길다. 국가 공권력에 의한 조작기소는 범죄"라며 국조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인혁당 사건은 유신체제 하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사법 오판·인권 침해 사건으로 꼽힌다.
그러자 송 원내대표는 재차 이 대통령을 향해 "그냥 재판을 재개해 재판받으시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고, 이 대통령은 조작기소와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 국힘 "지선 동시 개헌 반대"…李대통령 "진지하게 고민해달라"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야당에 개헌안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5·18 및 부마항쟁 헌법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 지방분권 등을 담은 현재 개헌안에는 여야가 얼마든지 뜻을 모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지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서 좀 안 맞는 옷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며 "순차적·점진적 개헌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주면 어떨까 싶다. 국민의힘의 도움이 없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다. 진지하게 긍정적으로 논의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 대표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투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장 대표는 비공개 오찬에서 이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의하기 전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러자 청와대는 곧장 최 수석대변인의 설명을 부인하며 "이 대통령은 연임 개헌에 대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으냐'고 대답했다"고 공개했다.

◇ 국힘 "강남 빼고 집값 다 올라"…與 "李대통령 확고한 의지로 안정세"
부동산, 환율, 경제성장률 등 실물 경제지표를 놓고도 여야는 견해차를 보였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에서 강남 집값 내렸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강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다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시가격 급등과 보유세 인상 가능성, 토지거래허가제 및 대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거론,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공급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과도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이 대통령 취임 후 대한민국이 '국가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하면서 주식시장, 수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동산 등에서 긍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대통령님의 확고한 의지와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확실하게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역대 정부에서 이긴 정부가 없는데, 이번 정부는 이길 것 같다는 국민적 신뢰가 높아졌다"고 했다.
이밖에 송 원내대표는 회담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추진을 요청했으며 이에 이 대통령은 "그럼 TK(대구·경북)는요?"라고 되물었다고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취지는) 부산특별법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 행정통합에서도 전남광주만 되지 않았나. (TK를 포함해) 충남대전 등도 고루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오찬을 겸한 이날 회담은 애초 일정보다 긴 2시간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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