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10년 전 30%였던 이란 석유 中수출 비중, 지금은 거의 전량
"중소형 은행 결제 등 통해 제재 회피…호르무즈 봉쇄에도 거래 계속"
블룸버그 "트럼프의 이란 석유 장악 의지, 대중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중국이 이란산 석유 수입을 늘려온 덕분에 이란이 매년 수백억달러를 벌어들여 미국의 제재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이란산 석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제재에 나섰지만, 이란은 지금도 제재를 피해 중국에 매달 수십억 달러 상당의 석유를 판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자 오히려 이란산 석유 수입을 대폭 늘렸다. 이란 석유 생산량에서 중국 수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30% 정도였으나, 이제 거의 전량에 육박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러한 거래를 위해 중국의 구매자들은 이란과 긴밀히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제재 회피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대금 결제는 글로벌 운영 비중이 작아 미국 제재에 타격이 적은 중국 중소형 은행들을 통해 이뤄져 차단이 어렵다. 이란이 홍콩 등에 설립한 위장 회사들도 거래에 도움을 준다.
미국과의 마찰을 우려한 중국 국영 에너지 대기업들이 시장을 떠난 후 '티팟(teapots)'이라 불리는 중국의 소규모 민간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자가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란이 매년 중국으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이 수익을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세탁하게 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이후에도 '제재 회피 네트워크'는 계속 작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고 미국 동맹국들의 석유를 운반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와중에도, 이란산 석유 제품을 가득 실은 유조선들은 여전히 중국 항구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맥스 마이즐리시 연구원은 중국을 이란의 "제재 회피 분야 수석 파트너"라고 칭하며 "중국으로부터 수년간 받은 지원이 없었다면 이란은 이번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WSJ의 관련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일방적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중국 세관 당국은 2023년 이후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전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석유 산업 장악 의지를 내비치는 것은 미국이 이란의 석유 거래 흐름을 통제하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중국에 석유를 수출해온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상대로 최근 미국이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중국의 에너지 외교 영향력이 약해진 것으로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ric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