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96) 할머니가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일본을 찾는다.
7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정 할머니는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8일 일본으로 출국해 9일 도쿄에서 열리는 '마루노우치 행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마루노우치 행동은 일본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등이 주관하는 집회로,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사죄와 배상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2007년부터 이어진 '금요행동'의 연장선이다.
현재는 도쿄 마루노우치 일대 두 기업 본사 앞까지 구역을 확대해 매월 진행되고 있다.
정 할머니가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본사를 직접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할머니는 1944년 "일본에 가면 공부도 시켜주고 중학교에 보내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강제노역과 굶주림에 시달렸다.
함께 갔던 전남 지역 친구 6명은 같은 해 도난카이 지진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쓰비시중공업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2024년 1심에서 승소했지만 미쓰비시중공업 측 항소로 현재 광주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 할머니는 피해 입증 과정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931원(99엔)'을 송금받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일본 측이 후생연금 가입 기록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탈퇴수당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피해자와 시민단체는 이를 '모욕적 조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 할머니는 당시 "주변에서는 나이 들어 왜 일본까지 가느냐고 하지만, 지진으로 숨진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은 반드시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는 2018년 대법원 판결로 승소한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故(고) 이춘식 씨와 정창희 씨의 유족들도 함께 참여한다.
방문단은 9일 오전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본사 앞에서 각각 집회를 연 뒤 오후에는 일본 국회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원내 집회에 참석해 일본의 법적 책임 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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