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끄고 잠적하는 스토킹범…관계성 범죄 구속률은 36%

연합뉴스 2026-04-07 13:00:16

경찰, 수사 중인 2만2천건 전수점검…2주간 구속영장 389건 신청

남양주 스토킹 살인 부실대응 감찰…16명 징계회부·2명 수사의뢰

경찰청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경찰청은 지난달 경기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의 후속 조치로 관계성 범죄 2만2천여건에 대한 전수점검을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 등 2만2천388건을 대상으로 3월 18일부터 4월 2일까지 16일간 전수점검을 해 그중 1천626건이 고위험 사건으로 분류됐다.

경찰은 ▲ 구속영장 389건(일평균 24.3건) ▲ 유치 460건(일평균 28.8건) ▲ 전자장치(전자발찌·일평균 23.2건) 317건을 검찰에 신청했다.

다만 구속영장 발부율은 35.7%, 유치·전자장치 결정률은 각각 26.5%, 35.8%로 절반에 못 미쳤다. 신청 건수가 대폭 증가하고, 격리 조치를 병행 신청하면서 전년보다 비율이 낮아졌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피해자 안전 조치 중 가장 높은 단계인 민간 경호는 일평균 3.6건, 지능형 폐쇄회로(CC)TV 설치 조치는 일평균 8.6건 이뤄졌다.

경찰은 구체적 사례도 공개했다. 다만 관계성 범죄 특성상 지역 등은 밝히지 않았다.

경기남부청 A 경찰서는 지난달 19일 가정폭력으로 구속됐다 형 집행정지로 출소한 남성을 모니터링했다. 학대예방경찰관(APO)은 남성이 가정폭력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며 목을 조르는 등 살인미수 혐의를 포착했다. 신고가 이뤄지기 전이다.

수사팀은 즉시 주거지를 방문해 남성을 긴급 체포했다. 이후 폭력성·과도한 집착성 등을 적극 소명한 결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청 B 경찰서는 지난달 21일 스토킹으로 부착된 전자발찌 전원을 끄고 사라진 남성을 이틀간 추적 수사한 끝에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전 연인에게 살해 협박을 당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입고도 상담만을 원하는 피해자를 적극 설득한 사례도 있다.

강원청 C 경찰서는 결국 고소장을 접수해 3시간 만에 스토킹범을 긴급 체포하고 피해자에 대한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이후 잠정조치 3의 2호(전자발찌 부착)와 4호(유치장·구치소 유치)가 결정됐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범 김훈

한편, 경찰청은 남양주 사건 관련 감찰 조사를 벌인 결과 "경찰 대응 전반에 안이하고 미흡한 점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징계위원회 회부 16명, 수사 의뢰 2명을 비롯해 관할 경찰서장 및 책임자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양주 사건 피해자는 살해당하기 전 차량에서 발견된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두 차례 신고했음에도 피의자 신병 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구리경찰서장 박모 총경은 부실 수사 책임을 물어 현재 대기발령 조치됐다.

이번 사건에서 스마트워치와 전자발찌가 경찰과 법무부 간의 '칸막이'에 막혀 실시간 정보 공유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한 대응책도 나왔다.

경찰청은 "앞으로 법무부 전자발찌 부착자와 경찰 접근금지 결정자에 대한 정보공유를 활성화하고, 스토킹 전자장치와 피해자에게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연동해 사각지대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험도 중심 사건 분류 체계를 안착시키고, 구속영장 발부율과 잠정조치 결정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법원·검찰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