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안] 음악으로 나눔 실천하는 캐나다 김민정 AMMC 대표

연합뉴스 2026-04-07 10:00:07

국제 클래식 콩쿠르 열어 차세대 육성…13년째 자선음악회도 개최

장애인·사회적 약자 돕는 기부활동 지속…한-캐나다 가교에도 앞장

"8월 서울서 콩쿠르 개최…음악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힘 있어"

김민정 AMMC 대표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음악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면서 위로와 치유를 주는 힘이 있기에 자선 콘서트와 클래식 콩쿠르를 열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살면서 받은 크고 작은 도움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활동이 어느새 13년이 지났네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음악을 통한 사회적 나눔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인 앰브로스&마틸다 뮤직 커넥션(AMMC)를 이끄는 김민정(58) 대표는 매년 국제 음악 콩쿠르를 개최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있으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단체 등에 꾸준한 후원과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MMC는 다문화·다인종 국가인 캐나다에서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는 데 음악으로 일조하려고 만들었다"며 "한국과 캐나다 간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4년 캐나다로 이주 한 그는 초창기에는 자녀들 교육 뒷바라지에 집중했다. 프랑스어·영어 교사인 남편은 8년 뒤인 2012년에 캐나다로 건너왔고 이후 부부는 앰브로스 홀딩을 설립해 무역업 등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 식품을 생산해 이마트·쿠팡·노브랜드 등 한국의 대형 마트와 유통 대기업 PB 상품으로 납품하고 있다.

김 씨는 "2014년 첫 수익금 1만달러를 종잣돈으로 현지인과 동포들을 초청해 음악과 음식을 나누고 후원금을 받아 더 큰 기부를 하는 자선 음악회를 열었다"며 "그때 큰 기쁨과 행복을 느껴서 사업을 하면서 나눔도 꾸준히 하기로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자선 음악회를 클래식 분야로 정하게 된 이유를 묻자 "클래식은 부유한 계층만이 누리는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취약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는 경제적인 이유로 비싼 티켓을 사서 좋은 공연장을 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이들을 초청하는 공연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숙명여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던 이력도 음악회를 추진하는 데 한몫했다.

첫 회에는 캐나다의 국제구호단체에 기부했고, 이후 자폐아 후원 단체, 노숙인 지원 기관, 병원, 난민 지원 단체 등 매년 다른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좋은 취지에 공감해 한국공관도 후원하고 있으며 대회 때마다 연아마틴 캐나다 상원의원도 자리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AMMC 한-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콘서트

자선 음악회를 위해 유명 연주가를 섭외해왔는데 연속성을 갖기 어려웠고, 차라리 비용을 들일 바에는 차세대 음악가를 발굴·육성하는 콩쿠르를 여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2021년 밴쿠버에서 첫 'AMMC국제콩쿠르'를 개최했다.

당시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라 예술가들이 설 무대도 좁아져 클래식 전공 지망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추진 초기에 위기도 있었다. 콩쿠르를 준비하다가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김 씨는 "슬픔에 빠져 중단할 수도 있었지만 사회적 나눔을 계속하는 것이 고인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해 마음을 다잡았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단체명도 남편과 나의 영문 이름인 앰브로스와 마틸다를 넣어서 지었다"고 밝혔다.

대회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연주가 등 클래식 분야 전문가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했고, 김 대표 본인은 심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올해로 6회를 맞은 이 대회는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차세대들이 참가할 정도로 지명도가 커졌다. 경연 분야도 관악·현악·기악·앙상블·성악 등으로, 초등·중등·고등·대학·성인반 등으로 세분화했다.

김 대표는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11명에게는 갈라 콘서트를 비롯해 연간 3∼4회 공연할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며 "2003년 대상 수상자는 2004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결선에 진출할 정도로 실력 있는 지원자들이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반겼다.

AMMC 자선음악회

지금은 예선에 전 세계에서 100여명의 음악도가 참가하는 콩쿠르가 됐지만 초창기에는 대회를 알리고 참가자를 모으는 게 쉽지 않았다.

그는 "캐나다를 비롯해 각국의 음악 관련 학교와 단체에 소개장을 보냈고, 한국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찾아가서 홍보하고 또 음대 동문을 통해 여러 곳에서 설명회도 열었다"며 "결선 무대를 캐나다에서 열고 현지에서 다양한 공연 기회를 제공해주는 점이 지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와 참가자를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3년에는 콩쿠르 우승자들과 함께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콘서트를 서울에서 열기도 했다.

김 대표는 6회를 맞이한 올해 콩쿠르가 어느 때보다 남다르고 뜻깊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기 때문이다.

6월부터 예선을 시작해 오는 8월 29일 서울 종로 소재 프랑스 외국인 학교인 하비에르국제학교에서 결선을 치른다.

그는 "남편은 하비에르국제학교 설립 멤버로 학교 이사를 지내기도 했던 곳이라 이곳에서의 경연이 무척 기대된다"며 "우승자를 중심으로 갈라 콘서트를 오는 9월 가톨릭 성지인 경기도 화성시 남양성모성지에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에서 역대 콩쿠르 우승자들과 함께한 나눔 살롱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장애인 첼리스트 무대를 열기도 한 그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도 음악가가 될 수 있도록 콩쿠르의 문호를 지속해서 넓혀갈 것"이라며 "남편과 처음 시작할 때 최소 20년 이상 음악 나눔을 해보자고 했던 약속을 지켜서 다음 세대로 이어질 유산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