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수출 7천93억달러…일본과의 격차 290억달러로 축소
반도체 호조에 1분기 수출 2천193억달러…올해 첫 추월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한국 수출이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일본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일본의 벽'을 올해는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7천93억3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천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한국 수출은 1995년 1천억달러, 2004년 2천억달러, 2006년 3천억달러, 2008년 4천억달러, 2011년 5천억달러, 2018년 6천억달러를 차례로 돌파했다.
이번 수출 7천억달러 달성은 2018년 6천억달러 돌파 이후 7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한국은 미국(2000년), 독일(2003년), 중국(2005년), 일본(2007년), 네덜란드(2018년)에 이어 수출 7천억달러를 돌파한 세계 6번째 나라가 됐다.
특히 수출 6천억달러는 세계에서 7번째로 달성했으나 7천억달러는 6번째로 달성하며 우리 수출이 글로벌 주요국 대비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첫 수출에 나선 이래 77년 만에 달성한 역사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한국의 연간 수출 규모가 7천억달러대에 진입하면서 일본과의 격차도 역대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일본의 연간 수출은 2011년 8천22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7천383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수출 격차는 290억1천만달러로 좁혀졌다.
월별 흐름을 보면 한국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 5월과 8월, 9월, 12월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일본의 월간 수출액을 상회했다.
작년 하반기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는 한국이 3천746억5천만달러, 일본이 3천782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며 격차가 크게 줄었다.
한국 수출 호조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지며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 수출액은 658억5천만달러로 역대 1월 중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일본의 1월 수출액은 586억3천만달러로 한국이 여유 있게 따돌렸다.
2월 수출액 역시 한국이 일본을 앞선 데 이어 3월에는 한국이 861억3천만달러를 기록해 700억달러 단계를 건너뛰고 사상 첫 월 수출액 800억달러대 시대를 열었다.
아직 일본의 3월 수출액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한국이 3월에 유례없는 실적을 낸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을 상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은 2천193억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탄력을 받는 경향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수출액은 정부 목표치인 7천400억달러를 넘어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는 여러 변수가 있지만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긍정적인 추세로 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이 이어지고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는 등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올해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
일본은 전체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70% 정도인 한국에 비해 중동 전쟁에 훨씬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수출의 기둥인 자동차 산업이 고유가 여파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가 한일 수출 역전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 2025년 월별 한국, 일본 수출액(단위: 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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