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레바논 사망' 평화유지군 3명 장례…유엔 진상조사 요청

연합뉴스 2026-04-05 19:00:06

프라보워 "모든 흉악 행위 규탄"…안보리에 안전 보장 등 요구

사망한 레바논 평화유지군 소속 인도네시아 군인을 애도하는 유족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이스라엘 지상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 사망한 현지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소속 인도네시아 군인 3명의 시신이 고국으로 돌아와 안장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상 조사와 평화유지군 안전 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평화유지군 활동 중 숨진 줄미 아디티야 이스칸다르(33) 대위, 무함마드 누르 이치완(26) 상사, 파리잘 로마돈(28) 일병의 장례식이 이날 열렸다.

줄미 대위는 고향인 서자바주 반둥의 군인 묘지, 이치완 상사와 파리잘 일병은 각자 고향인 중부자바주, 자바섬 욕야카르타(족자카르타)주에서 각각 군 장례식을 치르고 안장됐다.

인도네시아 국기로 덮인 이들의 관이 무덤에 내려지자 슬픔에 잠긴 유족들이 그 위에 꽃잎을 뿌렸고 군은 조총 발사로 고인들을 애도했다.

사망한 레바논 평화유지군 소속 인도네시아 군인 장례식

전날 이들의 시신이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주재로 공항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고인들 영정에 경례한 뒤 오열하는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평화를 해치고 나라의 가장 훌륭한 인재들을 앗아 간 모든 흉악한 행위를 우리는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정신과 결의를 계속 이어가자"며 국가가 전사한 장병들을 기리고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군은 이들 3명을 1계급씩 사후 진급시키고 유족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파리잘 일병이 레바논 남부 아드칫 알쿠사이르 인근 초소에서 포탄 폭발로 사망했다.

유엔 안보 소식통은 AFP에 "사건 현장에서 탱크 포탄 파편이 수습됐다"며 "이스라엘 탱크에서 포격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에도 레바논 남부 바니 하얀 인근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로 평화유지군 차량이 완파돼 줄미 대위와 이치완 상사가 숨졌다.

이어 지난 3일에도 레바논 남부 평화유지군 기지에서 폭발로 인도네시아 대원 3명이 다쳤고 이 중 2명은 중태라고 평화유지군이 밝혔다.

잇따르는 자국 평화유지군 대원 인명 피해에 대해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철저한 진상 조사와 평화유지군 병력 안전에 대한 재평가,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전날 수기오노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평화유지군은 전투 병력이 아니고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자카르타 주재 미국대사관 앞에서는 무슬림 수천 명이 자국 군인 사망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은 재외국민과 방문 여행객들에게 관련 시위 주변 장소에 접근을 자제하고 교통 혼잡에 따른 우회 노선을 확인하는 등 신변 안전에 신경 써달라고 공지했다.

한편,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아구스 수비얀토 인도네시아군 사령관은 레바논의 자국 평화유지군 병력에 벙커 등지에 들어가 외부 활동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인도네시아군은 예정된 평화유지군 순환 배치의 하나로 다음 달에도 레바논에 75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