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글로벌 곡물가격 뛰어…국내서 사룟값 인상 움직임(종합)

연합뉴스 2026-04-05 18:00:02

7월 물량까진 확보…8월 이후 계약분 인상 불가피

정부, 농가 경영부담 완화…무기질비료 가격보전·원료구입자금 확대

3월 축산물 물가 6.2% 상승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김채린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 가격과 유가, 환율이 들썩이면서 국내 사료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료 가격이 오르면 축산물 물가 상승도 불가피하다.

국내에서 사료 가격은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계·양돈용 등 축종별 사료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당 597원에서 지난 2월 615원으로 3.0% 상승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가 부담 증가가 요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추가 상승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주요 비료업체와 농협을 통해 재고를 점검한 결과 중동전쟁 여파에도 비료는 오는 7월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7월 말까지 사용할 물량은 이미 계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8월 이후 물량은 유가와 환율, 해상운임 상승이 반영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선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운송비 부담이 커졌다.

사료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일본까지 옥수수 선적료가 전쟁 이전 t(톤)당 25달러에서 47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고 말했다.

사료 원료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사료 주원료인 대두박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t당 315.2달러로 연초 대비 8.3% 올랐고, 옥수수 역시 1부셸(27.2㎏)당 4.52달러로 3.4% 상승했다.

옥수수 수급 불안도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파종 면적이 줄면서 수출량이 감소한 데다, 유가 상승으로 대체 연료인 옥수수 기반 바이오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옥수수 소비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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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가와 환율, 원료 가격이 오르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사료 가격 인상 압력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처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쟁 이전 ㎏당 570원대였던 축산물용 배합사료 평균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70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최근 일부 업체들이 이미 4∼5%가량 가격을 인상했다"며 "다른 업체들도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료 원료인 옥수수 등 곡물은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로 환율이 오를 때마다 원가가 크게 뛰는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료 가격 상승은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료비가 축산물 생산비의 40∼60%를 차지하는 만큼, 원가 부담이 커지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동절기 가축전염병 영향으로 도축 물량 감소와 출하 지연이 이어지면서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축산물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6.2% 상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안심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100g당 1만4천352원으로 1년 전보다 21.8% 올랐다. 돼지고기 앞다릿살은 4.3%, 닭고기는 15.4%, 계란 한 판 가격도 4.0% 각각 비싸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사료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전남 여수에 있는 최대 비료 생산업체 남해화학을 방문해 비료 원료 수급 동향과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중동전쟁 상황에서 농업인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계에 과다시비(토양에 비료 주기) 관행을 구조적으로 전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비료 공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농가의 경영비 부담 완화를 위해 무기질비료 가격 보전 사업, 업계 원료구입자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juhong@yna.co.kr, lyn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