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미적분·기하' 안봐도 이공계 지원…확률과통계 더 쏠리나

연합뉴스 2026-04-05 11:00:04

4년제大 95%가 미적분·기하 미지정…이공계 학생 수학실력 저하 우려

이공계 채용박람회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지 않아도 대부분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5일 4년제 대학 174개교의 2027학년도 정시 신입생 전형 계획을 분석한 결과, 166개교(95.4%)가 이공계 학과(의약학 계열 제외)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공계 학과 대부분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 1곳(0.6%)에 불과하다.

서울대의 경우 식품영양학과, 의류학과, 간호대학을 제외한 이공계 학과에 지원하려면 수능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중 1과목을 봐야 한다.

일부 이공계 학과에만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대학도 7개교(4.0%)에 불과한 곳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가천대(글로벌) 클라우드공학과, 경북대 모바일공학전공, 전북대 수학교육과, 제주대 수학교육과, 충남대 수학과·수학교육과·정보통계학과, 충북대 수학과·수학교육과·정보통계학과가 포함된다.

전남대는 수학과, 수학교육과, 기계공학과를 포함해 21개 학과가 해당한다.

또 전국 39개 의대를 살펴보면 서울대, 울산대, 단국대, 가천대 등 17곳(43.6%)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했다.

2027학년도 수능 수학은 공통과목 수학Ⅰ, 수학Ⅱ 외에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학습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확률과통계의 응시 비율은 56.1%로 미적분(41.0%), 기하(2.9%)보다 훨씬 높았다.

2027학년도에서 대부분 대학이 이공계 학과 지원자에게 미적분, 기하를 요구하지 않는 만큼 확률과통계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7학년도 수능에서는 확률과통계 응시 비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 선택과목이 없어지면서 미적분, 기하가 사실상 시험 범위에서 배제된다고 종로학원이 설명했다.

임 대표는 "수능 수학의 시험 범위가 축소되면서 이공계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과거와 매우 다르게 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정부의 이공계 육성정책에 부합하는지, 각 대학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학 신입생들의 수학 실력이 이공계 학과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윤희 충남대 수학과 교수는 작년 12월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교육정책포럼에서 고등학교 교육과 이공계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업 수준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며 "미적분학의 경우 1, 2학기만 해도 빡빡한데 3학기로 늘려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