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용비리, 공정한 사회 걸림돌…상응하는 처벌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계열사 사장의 딸을 부정 합격시킨 혐의로 기소된 전직 신한카드 부사장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강성진 판사는 지난달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전 신한카드 부사장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계열사 사장의 부탁을 받아 그의 딸 B씨를 실무자 면접 단계에서 부정 합격시켜 2차 면접위원들의 면접 업무 및 신한카드의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2022년 4월 기소됐다.
당시 신한카드의 신입사원 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 1차 실무자 면접, 2차 부서장 면접, 인턴십 및 최종면접 순으로 진행됐다.
A씨는 1차 면접 결과 B씨가 같은 조 9명 중 8위에 해당해 종합 순위 'B'를 받아 탈락하게 됐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인사팀장에게 추가 기회를 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인사팀장의 지시를 받은 채용 담당자는 1차 실무자 면접에서 B씨를 합격시키고 2차 부서장 면접관들에게 배부되는 평가지 자료에 실제 면접 순위인 '9명 중 8위(B)'가 아닌 '9명 중 4위(B)'라고 기재했다. B씨는 결국 최종 합격했다.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채용 비리는 사회의 동력을 갉아먹는다"며 "인맥 등에 기대지 않고 성실하게 능력으로 취업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해 그들에게 큰 상실감과 패배감을 주고 의지를 꺾으며 노력·능력에 의한 결과를 얻는 공정한 사회에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큰 규모의 금융사 부사장으로서 개인적인 청탁을 이유로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가 부당한 이익을 누리게 했으므로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연령 및 범행 동기 등을 참작했다고 부연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의 채용 비리 의혹 수사는 금융감독원이 2018년 5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신한생명 등의 특혜 채용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해 시작됐다.
같은 해 10월 서울동부지검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 했으나 2022년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피의자 주소지 등을 이유로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위성호 전 신한카드 대표이사 등을 기소했고, 위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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