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위 독차지…'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B' 200%↑
금·은 ETN은 인버스 상품이 높은 수익률…"전쟁 격화로 귀금속 다시 주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중동전쟁이 발발한 후 약 한 달간 원유 관련 투자상품들이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선호가 강해지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부진함에 따라 금·은 ETN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월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ETN 상승률 1위는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B'가 차지했다. 해당 상품은 이 기간 2만4천320원에서 7만2천985원으로 200.10% 급등했다.
'신한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B'(198.07%), '한투 블룸버그레버리지WTI원유선물 ETN B'(193.66%),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B'(182.15%),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181.99%) 등이 뒤를 이었다.
레버러지 WTI원유선물 ETN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수익률 상위 6∼11위까지 모두 원유 상승에 베팅하는 ETN이 포진됐다.
중동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 가격을 기초지수로 하는 상품의 주가가 큰 폭 상승한 것이다.
지난 2월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WTI는 66.4%, 브렌트유는 49.6% 각각 상승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원유 관련 ETN은 WTI에 투자하는 상품만 있다.

반면 금·은 ETN은 인버스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인버스 2X 은 선물 ETN B'(41.46%), '신한 인버스 2X 은 선물 ETN(H)(37.21%), '신한 인버스 2X 금 선물 ETN'(30.05%), '삼성 인버스 2X 은 선물 ETN(H)'(28.13%)이 각각 상승률 12, 14, 18, 19위로 집계됐다.
금·은 가격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상품인 'KB S&P 레버리지 은 선물 ETN(H)(-37.46%), '삼성레버리지 은 선물 ETN(H)(-36.79%),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NT(H)'(-36.26%), 'N2 레버리지 은 선물 ETN(H)(-35.28%)은 수익률 하위 11∼12위와 14∼15위에 나란히 올랐다.
통상 전쟁과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위험회피심리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지만, 이번 사태에서는 원유 결제 수단인 달러로 투자세가 쏠리면서 금·은 가격이 오히려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월 27일∼4월 2일 10.8%, 은 선물 가격은 21.8%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당분간 원유 가격을 따르는 ETN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2일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9.03달러로 전장 대비 7.8% 올랐고,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1.54달러로 전장 대비 11.4% 급등했다.
다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귀금속 투자 상품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박우열 수석연구원은 "중동 분쟁은 뚜렷한 출구전략 없이 격화되고 있다"며 "이란이 적성국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봉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달러 결제가 아닌 위안화 결제 원유가 오히려 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 대신 원유를 기반으로 지위를 유지했던 '페트로달러'에 대한 의구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실물 귀금속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eu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