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본질 묻는 '머스탱'…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 '개꿈'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철제 흔들의자와 분홍색 갈대 모형, 말랑말랑한 모래주머니 등 사물을 이용해 자유와 감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두 편의 무용 공연이 한 무대에서 펼쳐졌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 '머스탱과 개꿈'이 지난 3일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신진 안무가 정재우와 정록이가 각각 선보인 두 작품은 자유와 감각, 현실과 꿈의 경계를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먼저 무대를 올린 '머스탱'은 북아메리카 서남부에 서식하는 야생마를 모티브로 자유의 본질을 묻는 작품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미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무대 위 철제 흔들의자와 라이브 기타 연주는 작품 전반에 생생함과 긴장감을 더하며, 무용수들은 반복적으로 '머무르지 않으려는' 몸의 상태를 표현한다. 무용수들은 인간이 제공한 안락함을 거부하고 황무지로 돌아간 야생마가 돼 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인간과 대비되는 존재를 표현한다.
"순간이지만 자유로운 감각이 스쳐 지나가는 때, 그 감각을 계속해서 찾아 나가고 있다"는 안무가의 말처럼 관객들에게 '지금 정말로 선택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어진 '개꿈'은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감각의 세계를 무대 위에 펼쳐냈다. 정록이 안무가는 꿈을 통해 언어화되지 못한 감각을 탐구하며, 만화적 상상력과 기묘한 무대 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무대에 정체 모를 하얀 모래주머니가 덕지덕지 쌓이고, 꿈속에서 또 다른 꿈이 펼쳐지는 등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눈을 뜨면 사라지는, 손에 잡히지 않는 대상을 우리만의 몸 언어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작품을 소개한 정록이는 무용수들과 끝없는 대화를 통해 꿈의 감각을 시각화했다.
두 작품 모두 신체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다. '머스탱'은 자유의 본질과 선택의 의미를, '개꿈'은 언어 너머의 감각과 꿈의 세계를 탐구하며 관객에게 각기 다른 질감의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신진 안무가들의 실험적 시도와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어우러져 현대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공연은 5일까지 이어진다. 4일 공연 후에는 무용평론가 나수진의 진행으로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돼 안무가와 출연 무용수들이 작품 제작 과정과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직접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hyu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