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전혀 없던 곳 때렸다"…트럼프 성탄절 폭격에 현지 '갸우뚱'

연합뉴스 2025-12-28 00:00:25

나이지리아 피습지 전언…지역사회는 날벼락에 공포·혼란

"종교분쟁도 없었다"…표적 등 구체적 설명없어 전문가들도 의아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미국이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를 겨냥해 공습한 것과 관련해, 일부 지역 주민들은 "IS가 전혀 없던 곳을 공습했다"며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CNN 등이 26일 보도했다.

이번에 미사일이 떨어진 곳 중의 하나인 나이지리아 북서부 소코토주 자보 마을에는 당시 밤 10시께 마을 보건소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들판에 공습이 있었다고 자보 마을이 있는 탐부왈 지역을 대표하는 주의회 의원 바샤르 이사 자보가 CNN에 말했다.

이사 자보 의원은 "이 지역에는 IS나 라쿠라와 등 다른 어떤 테러 단체의 활동 전력도 알려진 바 없다"며, 이번 공습으로 이 지역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역사회에 큰 공포와 혼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라쿠라와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올해 초 테러단체로 지정한 반군 세력으로 일부에서 IS와 연계성을 의심하는 단체다.

다른 주민들도 자보 마을이 테러 활동으로 알려진 곳이 아니며, 기독교인과 무슬림 다수가 평화롭게 공존해와 종교적 분쟁도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 술레이만 카가라는 자보 마을에는 "종교 갈등도 없다"며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CNN에 말했다.

이 마을 외곽에 사는 아부다카르 사니도 AP 통신에 공습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보 마을 지도자인 알리유 가르바는 공습으로 파편들이 떨어져, 주민들이 팔 수 있는 금속이 있나 찾으러 현장에 가 잔해를 뒤진다며 주민들의 부상을 우려했다.

AFP 통신은 이번 공습이 IS와 연계된 목표물을 타격했다는 점에서는 미국과 나이지리아가 동의하지만, 수많은 무장단체 가운데 정확히 어느 조직이 표적이 됐는지를 어느 쪽도 구체적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하메드 이드리스 나이지리아 정보장관은 공습 후 약 24시간이 지난 뒤 소코토 주 탄가자 지역의 주요 IS 거점 두 군데가 표적이었으며, 다른 마을들은 공습 잔해가 떨어지면서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AFP는 그럼에도 나이지리아의 주요 반군 세력이 대체로 북동부에 집중돼 있기에, 북서부 지역에서 공습이 이뤄진 점에 대해 전문가들도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