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서 쓰러진 승객…3년차 간호사는 거침없었다

연합뉴스 2025-12-27 17:00:02

6호선 열차서 응급조치로 승객 구한 고대안암병원 박상은씨

고대안암병원 간호사 박상은(25)씨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김동한 수습기자 = 금요일 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쓰러진 남성을 응급조치로 구한 간호사의 선행이 차디찬 연말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서울 성북구 월곡역을 막 떠나 고려대역으로 향하던 6호선 열차 안에서 좌석에 앉아 있던 한 젊은 남성이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피를 토하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미 의식을 잃은 듯해 위급한 순간이었다. 그때 몇몇 승객들이 그에게 다가갔다. 그중에는 고대안암병원에 재직 중인 3년차 간호사 박상은(25)씨도 있었다.

승객들은 소방 당국과 역무원에게 상황을 신고했고, 일부는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외쳤다.

한 여성이 먼저 CPR을 하겠다고 나섰다. 박씨는 바로 옆에서 기도를 확보하며 도와줬다.

CPR을 하던 여성이 힘에 부쳐 "더는 못하겠다. 다른 남성분이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으나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이때 박씨가 직접 기도를 확보하고는 바로 1분 동안 CPR을 했다. 쓰러졌던 남성은 마침내 의식을 회복했다.

이 남성은 고려대역에서 역무원에게 인계돼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연합뉴스에 "처음엔 당황했는데 상황을 딱 마주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서게 됐다"며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의료인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박씨의 꿈이다.

그는 "이번 경험을 계기로 임상 현장은 물론, 연구와 지역사회 등 넓은 영역에서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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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