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연합뉴스) 올겨울 첫 한파경보가 내려진 26일 중부 내륙 지역 체감기온이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시민들은 방한용품을 갖추고도 매서운 추위에 몸을 움츠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올겨울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발령된 경기북부와 강원도, 충북 제천시, 경북북동산지 등에서는 강한 바람이 더해져 일부 지역의 체감기온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날 아침 강원 지역의 최저기온은 향로봉 영하 21.3도, 구룡령 영하 18.7도, 철원 김화 영하 17.8도 등을 기록했으며, 경기 지역도 오전 6시 기준 포천 광인 영하 14.7도, 파주 적성 영하 14.4도 등으로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경남 지역에서는 오전 7시 40분 기준 가야산 국립공원 영하 12도, 지리산 국립공원 영하 10.4도를 기록했고, 해안가 인근 갯바위와 낙동강 최남단 기수 지역 일부에서는 살얼음이 관찰됐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과 장갑, 목도리, 마스크로 온몸을 감싼 채 추위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버스 정류장까지 서둘러 이동하거나 정류장에서 손을 비비고 발을 구르며 언 몸을 녹이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창원 진해구에서 성산구로 이동한 직장인 송은주 씨는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두껍게 입고 나왔지만, 여전히 춥다"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9) 씨는 "올겨울 처음으로 아이에게 내복을 입혀 등원시켰다"고 전했다.
강추위로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하고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에서 경기 화성으로 이동한 김모(40) 씨는 "원래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 차를 몰고 나왔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에서 구월동까지 택시로 이동한 이모(36) 씨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탈 자신이 없어 오랜만에 택시를 탔는데, 요금을 올려서야 배차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와 관공서 주차장에는 평소 금요일보다 자가용으로 출근한 직원들의 차량이 줄지어 들어서는 모습도 보였다.
강추위와 함께 남부에서는 눈도 내렸다. 제주도 산지와 울릉도·독도, 광주·전남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오전 9시 기준 한라산에는 어리목 7.2㎝, 삼각봉 4㎝, 사제비 3.2㎝의 적설량을 기록했으며, 산지 외 지역에도 새별오름 1.6㎝, 안덕화순 1㎝, 색달 1㎝ 등의 눈이 쌓였다.
적설과 도로 결빙으로 제주 산간 도로인 1100도로와 516도로는 대·소형 차량 모두 통행이 통제됐고, 한라산은 이날 7개 탐방로가 모두 통제돼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울릉도·독도에는 밤까지 5∼15㎝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으며, 광주·전남 지역도 정오까지 최대 5㎝의 추가 적설이 예상된다.

한파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경북에서는 전날 오후 4시 55분께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야구 연습장에서 지붕 시설물이 떨어지는 등 하루 사이 강풍 피해 8건이 접수됐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의 한 아파트에서는 수도계량기 동파 방지용 열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꽃이 튀어 계량기 1개가 소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 지역에서는 밤사이 야외에 주차한 차량의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아 보험사 긴급 출동 서비스를 요청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지자체들도 한파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는 전날부터 한파 대응 합동전담팀을 구성해 가동 중이며, 시·군과 함께 한파특보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취약계층 보호와 시설물 점검, 동파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전날 밤 한파주의보 발효에 맞춰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시민들에게 한랭질환 예방과 화재·수도 동파 사고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울산시는 '한파 대응 전담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비상 1단계 합동대책반을 구성했으며, 스마트 쉼터와 경로당 등 한파 쉼터 1천213곳과 노숙인·이동노동자 쉼터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홍현기 최종호 김동민 전지혜 나보배 차근호 김형우 한무선 양지웅 정다움 김소연 김근주 심민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