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거부' 윤영호 체포…전재수 의혹 까르띠에도 추적(종합)

연합뉴스 2025-12-26 12:00:05

田측 "통일교 접촉 사실 없늘 걸로 알아" 거듭 부인…PC도 포렌식 착수

불가리 이어 판매내역 등 확보 시도…통일교 관계자 2명은 참고인 조사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강류나 김동한 수습기자 =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해 조사 시도에 나섰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26일 오전 9시 50분께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신속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법원에 체포영장을 요청해 발부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24일 구속 수용 중인 윤 전 본부장을 상대로 접견 조사를 시도했으나 윤 전 본부장 측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조사를 거부해 불발됐다. 이달 11일에도 윤 전 본부장을 조사했으나 유의미한 진술은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임의조사 형식인 접견 조사를 더 시도하지 않고 강제수사 방식인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과 통일교 회계 자료 등을 토대로 윤 전 본부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구치소 내부에서 이뤄진다.

윤 전 본부장은 2018∼2020년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 미래통합당 김규환 전 의원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명품 시계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출석한 전재수 전 장관 측 이용구 변호사

한편 경찰은 이날 전 전 장관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서 확보한 PC 파일에 대해서도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착수했다.

전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용구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48분께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이 변호사는 '(전 전 장관이) 통일교 관계자와 접촉한 일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전 전 장관의 의원실과 자택, 집무실 등에서 압수한 휴대전화와 통일교 행사 관련 축전 등 문건들을 분석 중이다. 전 전 장관의 휴대전화는 이미 포렌식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금품 수수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임·김 전 의원에 대해서는 아직 포렌식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 전 전 장관에 대한 수사에 우선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불가리코리아 본사와 함께 까르띠에코리아도 압수수색해 제품 판매 내역 등 확보를 시도했다.

전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는 윤 전 본부장의 지난 8월 특검 진술과 달리 '현금 2천만원과 1천만원대 불가리 시계'만 수수 금품으로 적시됐다. 나머지 까르띠에 시계에 대해서도 실물 확보와 행방 추적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통일교 관계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이전에 조사받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재수 전 장관

away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