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⑮ 이철우 경북지사 "일반법 만들어 전국 광역단위 통합해야"

연합뉴스 2025-12-26 09:00:04

"과학기술 분야 집중 투자"…"포스트 APEC 사업 집중, 내년 정부추경 국비 확보 노력"

"신공항 빠른 착공·신속 개항 중요…대구시 주도권 쥐고 추진해야"

이철우 경북도지사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6일 "과학기술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관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미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새해를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포스트 APEC 사업 국비 확보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논의가 중단된 대구·경북 통합과 관련해서는 "특별법이 아닌 일반법으로 전국 광역 단위가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해서는 "빠른 착공과 신속한 개항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구시가 주도권을 쥐고 대구시와 경북도, 정부가 자금을 분담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 일문일답.

-- 2025년의 주요 성과는.

▲ 초대형 산불이라는 거대한 상처를 미래 도약의 기회로 전환하는 한편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단연 최고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은 경주의 매력과 역동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경주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문화·역사 관광의 중심지로 각인됐다.

-- 산불 피해 복구는 여전히 진행형인데 앞으로 방향은.

▲ 2025년 3월 경북은 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산불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으나 이를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으로 만들었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끈질기게 설득하며 피해 주민을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산불 재난 최초의 특별법 제정을 관철했다. 이제 더 나아가 특별법이 단순한 복구 수단에 그치지 않고 '사라지는 마을에서 사람이 모이고 살아나는 마을로' 전환하는 지역 재창조의 계기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투자·경영 특구 등을 활용해 '돈이 되는' 산림으로 만들고 피해 마을을 통합한 복지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APEC 준비 호텔 객실 점검

-- 포스트 APEC 추진 전략은.

▲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APEC 개최 이전에 완료돼 국회 심의과정에서 국회와 부처를 상대로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공감대 형성에 힘썼으나 내년도 충분한 국비가 반영되지 못한 게 아쉽다. 포스트 APEC 사업은 지방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비 확보가 필요한 만큼 2026년 정부 추경 예산에 관련 사업이 반영되도록 내년에는 연초부터 정부,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

-- 새해 특별히 역점을 두는 분야는.

▲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과학기술 대학원 과정 지원, 과학자 마을 운영 등으로 과학기술 인재와 산업을 육성하겠다. 과학기술 속에서 지역이 새롭게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 또 제조업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동해안권 에너지 및 이차전지, 서부권 AI와 반도체, 남부권 전기차·UAM·모빌리티·로봇, 북부권 바이오·백신 등 권역별 특성을 살린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을 견인하겠다. 전략산업 육성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투자청과 산업투자공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금융·투자 정책 권한의 지방 이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해법을 제시한다면.

▲ 신속한 공사와 개항이 중요하고 대구시가 주도권을 가져야 이게 가능하다. 기부 대 양여 방식에서 지금 땅(현 K-2 부지) 210만평을 현물로 대구시에 자금을 다 준 것과 같은 상황이다. 현재 경기가 좋지 않아 민간이 위험 부담으로 부지 개발에 뛰어들지 않아 이 돈(땅을) 활용을 못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공·정부에서 직접 사업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사가 되면 큰 기업들이 믿고 참여할 것으로 본다. 정부에서 자금을 대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매년 1조원씩 대출받아 분담하고 중앙정부에서 1조원씩 지원해 5년 정도 투입하면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하면 중앙정부도 부담이 적다. 12조원 땅 가치를 개발해서 갚아주면 된다.

--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경북지역 연관 프로젝트 추진 상황은.

▲ 경북개발공사와 함께 의성군에 1조2천억원을 투입해 화물터미널, 물류단지, 항공 및 농식품산업 클러스터 등을 포함한 100만평 규모의 공항신도시 건설을 준비 중이다. 또 미래 모빌리티 특화도시 지정 등 첨단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의성지역 화물터미널을 중심으로 30만평 규모 스마트 항공 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의성군 일원 약 100만평(330만㎡) 규모의 문화관광단지도 1조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산불 현장 지휘

-- 대구·경북 통합은 두 차례 추진됐으나 멈춘 상황이고 타지역에서는 통합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에 대한 생각은.

▲ 지금 어려운 게 통합을 위해서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시간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 그리고 통합은 일반법으로 만들어 전국적으로 같이 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별법을 만들려면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과 갈등이 발생하는 만큼 일반법으로 전국 동시에 광역 단위 통합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또 통합하더라도 시군의 지방 균형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대구시장이 새로 선출되고 나면 다시 통합논의가 시작될 텐데 일반법으로 전국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 취약한 필수 의료 여건 개선도 숙제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 가장 근본적인 해법으로 지역 의대 신설을 역점 추진 중이다. 경국대는 지역의사제 기반 국립의대로, 포스텍 의대는 공학 기반 의대 형태로 건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취약지 1차 보건의료 제공을 위해 보건소·보건의료원에 필수 의료 전문의 등 진료 의사 채용 인건비를 지원하고 도립의료원 필수 진료과 전문의 충원과 파견을 지원한다.

-- 새해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2026년은 경북이 APEC 정상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전환의 열매를 본격적으로 맺는 해이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 균형발전과 민생 회복에 방점을 둔 정책을 차분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APEC 행사장인 K-Tech 쇼케이스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와 기념촬영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h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