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동 지반침하 사고 '시공 부실' 확인…시공사 영업정지

연합뉴스 2025-12-26 08:00:04

동대문구 이문동 굴착공사장 지반침하 사고 현장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지난 7월 23일 동대문구 이문동 굴착공사장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시공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서울특별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조사 결과 위반 사항이 발견돼 시공사 영업정지(4개월), 감리사 업무정지(2년 이하) 등의 행정처분을 관계 부서(기관)에 요청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조위는 연약한 지반 조건에서 굴착면 안정성 확보를 위한 '흙막이 벽체'와 지하수 유입 차단을 위한 '차수 시공'이 적정하게 이행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흙막이 벽체의 누수와 토사 유실이 반복되면서 땅속 빈 공간(공동)이 형성됐고, 사고 당일 누수 범위가 확대되며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조위는 분야별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돼 지반조사, 관계자 청문, 3차례의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총 5차례의 회의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설계·시공·현장관리 전반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했다. 지하 안전평가 매뉴얼을 개정해 계측관리와 공사진동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다수 계측기에서 이상 변위가 감지되면 관리 기준치와 관계없이 즉각 대응하도록 했다.

시는 굴착공사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반침하를 예방하기 위해 지반침하 관측망 구축, 굴착공사장 주변 GPR 탐사 확대, 민관 합동점검 등을 중심으로 상시 감시·점검 체계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위법 사항에 엄정 조치하고, 사조위가 제시한 지하안전 확보 방안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적용되도록 지속 관리하겠다"며 "지하 안전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해 시민이 안심하는 도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