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양수연 수습기자 = "(연탄) 몇 장 실어드릴까요?" "4장…아니, 5장 실어주세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안골. 이웃에게 온기를 전하고자 모인 100명의 봉사자가 구슬땀을 흘리며 안골 구석구석을 덥혔다.
연탄 5장을 실어달라고 말한 봉사자는 지게를 메고 몸을 기울인 채 기다리다 연탄이 다 실리자 바쁘게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밥상공동체·서울연탄은행은 이날 안골 17개 가구에 가구당 200여장씩, 총 연탄 4천장을 전달하는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5kg. 서울연탄은행의 박상후 간사는 "연탄 무게는 사람 체온 36.5도와 비슷하다"며 함께 따뜻한 온기를 전하자고 봉사자들을 독려했다.

이날 봉사자 중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김이든(5)군이 연탄 하나를 품에 안고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자 다른 봉사자들이 "아이고 잘한다"고 격려했다.
친구들과 함께 봉사에 온 중학생 신재빈(15)군은 "처음에는 지게에 연탄을 6개씩 실었는데, 나중에는 9개씩도 배달했다. 내년에도 꼭 오려고 한다"라며 뿌듯하게 미소 지었다.
여러 번 봉사에 참여한 베테랑 봉사자들은 지게에 연탄을 가득 싣고도 거침없이 언덕을 오르내렸다.
박순찬(43)씨가 지게에 연탄 12개를 싣고 앞서나가자 다른 봉사자들이 "우와"하며 감탄했다. 박씨는 "아기가 9개월인데 언젠가 함께 연탄 봉사에 참여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대학 시절 내내 봉사 동아리 간부로 활동하며 다양한 봉사에 참여했다는 직장인 배영지(26)씨는 연탄 봉사는 처음이라며 "오늘 꼭 참여하고 싶어서 아껴뒀던 연차를 썼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이 배달한 연탄은 안골 주민들의 연탄 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였다.
주민 권경자(76)씨는 "집에 보일러가 있기는 하지만 큰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웬만하면 연탄으로만 겨울을 보낸다"며 "봉사자들께 너무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밥상공동체·서울연탄은행은 올해 500만장의 연탄을 전하고자 목표했지만 아직 100만장밖에 나누지 못한 상태다.
서울연탄은행 김현억 부장은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은 4월까지는 연탄이 필요하다"며 "4월까지 나눔 문화 확산에 모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uri@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