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화웨이가 내놓은 프리미엄 세단 '마에스트로 S800'(중국명 준제·尊界)이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에스트로 S800은 소비자가 10만 달러(약 1억4천600만원) 이상인 차량 가운데 포르쉐 파나메라, 벤츠 S클래스 등을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통신은 이 모델이 지난 5월 출시 이후 9월부터 10만 달러 이상 가격대 모든 경쟁 모델을 추월한 뒤 계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포르쉐 파나메라와 BMW 7시리즈 합산 판매량보다도 많은 물량이 출고됐다.
블룸버그는 마에스트로 S800이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에 필적하는 승차감을 갖췄음에도 가격을 낮게 책정함으로써 외국 브랜드들이 장악한 중국 고급차 시장을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브랜드에 계속 밀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내놨다.
마에스트로 S800은 70만8천 위안(1억4천700만원)부터 시작해 최고급 사양은 102만 위안(2억1천200만원)에 이른다.
반면 파나메라의 중국 내 시작가는 110만 위안(2억2천900만원)이다.
마에스트로 S800의 최고급 사양이 파나메라 기본형보다도 2천만원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이 차량은 화웨이가 디자인 및 내부 전장 시스템을 담당하고, 안후이성 자동차 회사인 장화이자동차가 생산을 맡았다.
화웨이는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 기준 '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L3급 자율주행 기능과 전방위 충돌방지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쏟아부었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화웨이의 스마트 운영체제인 훙멍(鴻蒙·HarmonyOS)을 기반으로 구동되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차와 충전 등의 기능을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
마에스트로 S800이 등장하기 전까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고급차 시장에서 해외 명차 브랜드들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비야디(BYD)가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SUV) 'U8'을 내놓았지만 판매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컨설팅 업체 즈넝오토 설립자 주위룽은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 변화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고급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며 "민족적 자부심의 표출이자 중국 브랜드의 프리미엄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화웨이와 그 파트너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유지할 만큼의 투자와 속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 흐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kha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