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 인사 언제쯤…반년 미뤄져 경남 일부 '경찰서장 대행' 우려

연합뉴스 2025-12-24 16:00:08

경남경찰청 치안지도관만 5명…연말 퇴직 총경 자리 채울 방안 주목

경남경찰청 전경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매년 여름철 단행되던 경찰 총경 전보 인사가 반년 가까이 미뤄지면서 조직 내 혼란이 커진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공무원 인사 운영 규칙'상 총경급 정기 전보인사는 매년 상·하반기 이뤄진다.

하반기 인사 시기는 통상 7∼8월이며, 최근 5년 사이 가장 늦게 발표 난 지난해의 하반기 총경 전보 인사는 8월 22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보다 4개월이 더 지났지만, 아직도 무소식이다.

지난해 비상계엄 여파로 치안정감·치안감 승진이 늦어진 데다, 지난달 비상계엄 등 내란에 연관된 공직자들 불법 행위를 살펴보기 위한 '헌법존중정부혁신태스크포스(TF)'가 발족하면서 인사 검증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존중TF가 내년 1월 31일까지 조사를 마치고 2월 13일까지 내부 인사를 마무리할 방침인 점을 고려하면 총경 전보 인사가 반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역대급 총경 전보 인사 지연 상황에 경찰 내부는 뒤숭숭하다.

지난해 총경으로 승진한 경남지역 일부 경찰관들은 지난 7월 교육을 마치고 복귀했지만, 하반기 정기 인사가 미뤄지면서 5개월째 치안지도관 보직을 수행 중이다.

이 때문에 경남경찰청에는 이례적으로 치안지도관이 5명에 달한다.

한 총경은 "인사가 날 거라는 소문만 무성하니 이제는 마음을 비웠다"며 "인사는 예측 가능성이 커야 조직과 업무도 안정적으로 돌아가는데 그런 점에서 답답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를 끝으로 퇴직하는 총경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도 고민거리다.

경남에는 제옥봉 진주경찰서장과 진영철 여성청소년과장이 오는 31일 퇴직한다.

특히 진주는 경남지역 1급지 경찰서로 치안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공석이 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 경우 경정급이 직무 대행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청이 올해 퇴직하는 전국 각 일선 경찰서장 자리를 채우는 소폭 총경 전보 인사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짧은 기간이면 몰라도 중요한 경찰서장 자리를 대행체제로 계속 놔둘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헌법존중TF 활동이 끝나기 전에 대폭 인사를 내기는 어려우니 정부와 경찰청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8일 경찰청에서 열린 업무보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총경 인사를 두고 "올해 안에 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어 해를 넘기기 전에 총경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l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