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복귀 서학개미 비과세' 정부 환율대책에 증권가 '들썩'

연합뉴스 2025-12-24 16:00:03

서학개미 귀환 현실화 촉각…복귀 유도 효과 제한적 관측도

개인투자자 권익단체 "국내증시 환경, 경쟁력 개선이 더 중요"

'국장 복귀' 서학개미엔 비과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이민영 기자 = '국장'에 복귀하는 서학개미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 방안에 대해 24일 증권가 전문가와 개인투자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을 매각한 뒤 자금을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통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간 한시적으로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도는 1인당 5천만원이고, 내년 1분기 복귀분은 100%, 2분기 80%, 3분기 50%로 복귀 시점에 따라 세액감면 혜택이 차등 부과된다.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12월 23일 기준 보유 중인 해외주식에는 환헤지(선물환 매도) 양도세 혜택을 부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해외투자금의 최소 10% 정도만 국내로 돌아와도 200억 달러가량이 공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환율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자산 선호라는 구조적 흐름을 고려할 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2년간 환율에 영향을 줬던 것이 해외투자 자금이라는 인과는 맞는 만큼 이제는 단순한 구두개입에서 조금 더 나아가 제도적 개입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정책들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해외 쪽으로 돈이 나가는 속도가 좀 진정이 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추세적으로 반전이 될 것이냐는 조금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분야의 1등 기업들이 집중돼 있고, 한국보다 시장 변동성이 적은 만큼 장기투자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오늘 (정부 발표 전후) 상당폭 낮아졌으나,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큰 폭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살펴보면 미국 주식 조정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해외 포트폴리오 순매수세는 최근 둔화하고 있었으며, 최근 환율 상승은 개인보다는 금융기관 및 기업 매수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원화 약세에 과도하게 쏠려있던 심리안정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심리개선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연말 1,450원 아래 마감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최 연구원은 덧붙였다.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는 전언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찬성하는 분도, 반대하는 분도 계시는 듯하다. 환율 급등이 국가경제에 위험요소로 작용하니까 내놓은 안정책이란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정부가 강제적으로 하는 게 옳은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경쟁력 있게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게 사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오늘 기재부가 내놓은 건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대책 같다"고 평가했다.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