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독거노인 등 2천여명 모여…무료점심·방한키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화가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하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기독교 봉사단체 다일공동체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서 노숙인, 독거노인 등 2천여명과 38번째 거리 성탄 예배를 올렸다.
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는 본 예배 전부터 캐럴이 울렸다. 추운 날씨에 귀마개, 목도리로 무장한 어르신들은 예배 전부터 손뼉을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오렌지색 앞치마를 두른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새벽부터 줄 선 어르신들을 안내하고 식사를 준비했다. 인근 육군 3298부대 소속 군인 20여명도 본부를 찾아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배부했다.
자원봉사자 임모(58)씨는 "배식하고 설거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봉사 뒤엔 늘 뿌듯함만 남는다"며 "어르신들이 따뜻한 연말을 맞이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는 "1988년 쌍굴다리 옆에서 노숙인 형제 3명과 초 하나를 켜놓고 처음 성탄 예배를 드린 지 벌써 37년이 흘렀다"며 "내년에도 여러분을 섬기는 밥퍼 다일공동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예배에선 최근 별세한 다일공동체의 첫 홍보대사인 배우 윤석화의 안식을 기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다일공동체는 "밥이 평화다", "밥이 답이다" 등 구호를 외치며 예배를 마친 후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메뉴는 찹스테이크와 연어샐러드, 소고기미역국과 과일 디저트다.
이 밖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우유, 신한벤처투자, 신협 등 기업, 개인 후원자 등이 모금한 돈으로 마련한 방한 키트도 전달됐다.
다일공동체는 1988년부터 청량리 일대에서 노숙인과 독거노인, 무의탁 노인에게 무상으로 점심 식사를 제공해 왔다. 3년 전부터는 아침 식사도 나누고 있다.

ysc@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