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방문 리비아 軍참모총장, 귀국길 제트기 사고로 사망(종합2보)

연합뉴스 2025-12-24 13:00:23

지상군사령관 등 탑승자 8명 전원 사망…앙카라서 이륙 후 전기계통 결함 보고

리비아 군 참모총장 알하다드

(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홍정규 최인영 특파원 = 튀르키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리비아의 군 참모총장과 고위 장성 여럿이 항공기 사고로 사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의 에센보아 공항을 떠나 리비아로 향하던 팰컨 50 제트기가 추락하면서 리비아군 무함마드 알리 아마드 알하다드 참모총장과 알피투리 그라이빌 지상군 사령관, 마무드 알카타위 중장이 사망했다.

참모총장 비서실장 고문과 비서실 사진작가, 승무원 3명까지 탑승자 8명이 모두 숨졌다.

튀르키예 당국 설명에 따르면 제트기는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알하다드 참모총장 일행을 태우고 이륙했다가 40분 후 관제탑과 교신이 끊겼다.

제트기의 잔해는 앙카라에서 남쪽으로 70㎞ 떨어진 햐마나 지역에서 발견됐다. 해당 지역의 보안 카메라에는 상공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듯한 영상이 찍혔다.

제트기는 교신이 끊어지기 전 관제탑에 전기계통 결함이 있다고 알리며 긴급 착륙을 요청했고 에센보아 공항으로 회항하면서 하강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알하디드는 리비아 서부의 리비아통합정부(GNU) 참모총장으로 리비아군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서부의 GNU와 동부의 국가안정정부(GNS)로 나뉘었다.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GNU 총리는 페이스북 성명으로 애도를 표하며 "리비아에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에센보아 공항 주변을 통제하는 한편 사고 경위 및 원인 조사를 위해 검사 4명을 배치했다. 리비아도 앙카라에 조사팀을 보낼 계획이다.

알하다드 참모총장 일행은 앙카라를 방문해 튀르키예 야사르 귈레르 국방장관 및 군 고위인사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튀르키예는 2019년 GNU와 군사협약을 맺고 병력을 파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동부의 GNS와도 관계를 개선해왔다. 튀르키예 의회에서는 최근 리비아 파병을 연장하는 안이 통과됐다.

zheng@yna.co.kr,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