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학자·윤영호 2차 조사…'로비 중간책'도 피의자 소환

연합뉴스 2025-12-24 11:00:03

구치소 찾아 전재수 등 진술 대조…'정치권 통로' IAPP 前회장 조사

통일교 한학자 총재(왼쪽)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김동한 수습기자 =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24일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섰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속 수용된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을 상대로 2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인 이들은 2018∼2020년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 미래통합당 김규환 전 의원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명품 시계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과 17일 윤 전 본부장과 한 총재를 각각 접견해 의혹 전반을 캐물었으나 유의미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통일교 천정궁, 통일교 서울본부 등 10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출입 기록, 회계 자료 등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로비 정황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전 전 장관을 소환해 '마라톤 조사'를 벌이며 확보한 진술과 이들 진술을 대조하며 금품의 실체 파악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주요 현안을 정리한 수천쪽 분량의 문건으로 금품 수수 당사자로 지목된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을 확보한 경찰은 한 총재가 이들 문건을 실제로 보고받았는지, 문건에 적힌 내용이 사실인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출석한 통일교 측 송광석 전 IAPP 회장

한편, 경찰은 이날 통일교가 정치권 인사들에게 접근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송광석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조사하고 있다.

송씨는 통일교 한국협회장 등 교단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18∼2020년 통일교가 설립한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장도 맡았다.

경찰은 통일교 자금이 전 전 장관은 물론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송씨와 IAPP가 중간책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도 통일교 측의 '배달사고'에 송씨가 개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