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휴식기 맞아 귀국…파일럿 김진수 "올림픽서 완벽한 주행 도전"

(영종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웨이트 트레이닝 해야죠!"
올림픽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대회에서 사상 첫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메달을 따낸 봅슬레이 대표팀이 크리스마스 휴식기를 맞아 23일 오후 귀국했다.
파일럿으로 남자 2인승 팀과 남자 4인승 팀을 이끄는 김진수(강원도청)는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4인승에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서 입상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코르티나담페초 트랙에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썰매 종목이 치러지기에 8년 만의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였다.
왜 시무룩한 표정이냐는 질문에 김진수는 살짝 웃더니 "낯설어서 그렇다. 이런 (취재진에 둘러싸인)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렇다"고 얼버무렸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 터다.
1차 대회 이후 조금씩 하락하는 성적이 주는 답답함. 그리고 올림픽을 앞둔 긴장감이 그것이다.
최근 3차례 경기에서 4인승 김진수 팀은 7위, 6위, 14위, 2인승 김진수 팀은 4위, 10위,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건 2월 올림픽 무대에서 120%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올림픽 트랙에서 입상권 성적을 내면서 트랙 적응 부분은 걱정할 것이 줄어들었다.
김진수는 코르티나담페초 트랙에 대해 "쉬우면서도 어렵고, 어려우면서도 쉽다. 좀 난도가 있는 트랙"이라고 말했다.
김진수와 베테랑 파일럿 석영진(강원도청)에 따르면 코르티나담페초 트랙은 1번 코너부터 4번 코너까지가 주행이 까다로운 편이다. 김진수 팀은 이미 첫 월드컵에서 이 부분을 공략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폭발적으로 썰매를 밀어줄 몸만 만들면 된다.
브레이크맨 김형근(강원도청)은 "2인승, 4인승 모두 스타트가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면서도 "훈련 주기로 따지면 몸이 다 올라온 게 아니다. 올림픽 때는 (월드컵 1~3위를 휩쓸고 있는) 독일보다도 더 빠를 수 있게 스타트를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고 몸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진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웨이트 훈련이 잡혀있다. 휴식기에도 하루에 한탕 훈련하고 반나절 쉬는 식으로 스케줄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김형근 역시 "진수 형과 함께 시합 뛰는 나도 웨이트 해야 한다. 크리스마스이브는 물론이고 당일에도 운동할 예정"이라며 웃었다.

석영진은 2부 격 대회인 북미컵에서 시즌을 시작해 지난 주말 라트비아 시굴다에서 치러진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대표팀 본진에 합류했다.
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가 첫 과제인 석영진 역시 크리스마스에도 땀을 흘린다.
5년 전 결혼해 '품절남'인 그는 "난 육아 때문에 웨이트장은 못 간다"면서 "집에서 (두 살) 아기를 들고 스콰트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휴식기를 마치고 3차례 남은 월드컵 대회를 소화하고 나면 대망의 올림픽이다.
김진수는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 되게 좋긴 했는데, '이게 올림픽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월드컵 동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실수한 부분들을 보완해서 올림픽에서 어떻게 완벽한 주행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