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생물 Ⅱ급인 물석송 등 16종의 양치식물 포자도 확인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2년간 연구 끝에 우리나라 섬 지역 양치식물 100종의 포자 미세구조 정보를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흔히 고사리로 불리는 양치식물의 포자는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3과 100종의 양치식물 표본을 채집하고, 수만 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 등 연구 장비를 활용해 포자의 형태와 표면 무늬를 정밀하게 기록했다.
특히 양치식물의 포자는 고유한 표면 무늬를 포함한 정교한 미세 형질을 품고 있어, 식물을 분류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이 포자 외벽을 구성하는 스포로폴레닌(Sporopollenin) 성분은 화학적 내성이 매우 강해 수천 년의 시간 동안 퇴적층 속에서도 그 구조가 변하지 않고 보존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포자는 과거의 식생 분포와 환경 변화를 간직한 '생태적 기록물'이 된다.
이번에 구축된 100종의 미세형질 데이터는 향후 지질학적 화석 데이터와의 대조를 통해 과거 기후 변화의 궤적을 규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물석송, 솔잎난, 새깃아재비, 검은별고사리 등 4종을 포함해 섬 지역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분포가 확인된 16종의 양치식물 포자를 확인했다.
이는 희귀식물의 보전·복원 연구는 물론 우리나라 섬 생물다양성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된 양치식물 포자 연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섬 양치식물 포자 미세형태 정보를 처음으로 정리·통합한 성과다.

이 성과를 집대성한 '한국 섬 양치식물 포자 도감'이 발간됐다.
도감에는 식물의 주요 형태학적 특징, 분포 정보, 포자낭군 형태·특징, 고배율 포자 이미지 및 미세형질 등의 설명이 고해상도 사진과 함께 수록됐다.
chogy@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