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인데, 계좌서 돈 빼 골드바 사세요"…보이스피싱이었다

연합뉴스 2025-12-23 18:00:10

강동경찰서, 15억여원 골드바 가로챈 피싱범들 검거

경찰이 압수한 골드바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주민센터 직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15억원의 골드바(금괴)를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거책과 환전책 등 8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지난 18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주민센터 직원과 금융감독원 과장 등을 사칭하며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고 속여 피해자 12명에게 15억5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계좌 안에 있는 현금을 빼 골드바를 사라"고 지시한 뒤 이를 그대로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물 자산은 추적이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골드바를 다시 가상자산으로 세탁해 해외 조직에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피싱범에게 6천600만원 상당 골드바를 건넸다'는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 영상과 택시·지하철 승하차 기록을 추적한 끝에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모두 1억2천만원 상당의 골드바 13개를 압수했다. 골드바를 돌려받고 나서야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챈 피해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남은 죄를 계속 확인하고 공범과 윗선에 대한 추적도 이어갈 예정"이라며 "현금을 골드바로 바꿔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으면 100% 보이스피싱이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away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