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학 박사가 읽은 미노아 문명…'처음 만나는 미노아 크레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 정재철 지음.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진위가 불분명한 음모론을 끊임없이 퍼다 올린다. 참다못한 다른 누군가가 "그딴 헛소리 좀 올리지 말라"고 한 소리 하자 날선 언쟁으로 이어지고 분위기는 금방 얼어붙는다.
근거 없는 음모론은 이를 맹신하는 누군가를 오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 내 갈등과 불신, 단절로도 이어진다.
일간지 기자로, 지난 10여년간 팩트체크 저널리즘에 종사해온 저자는 음모론이 단순한 의심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고 설명하려는 강력한 인식체계"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 속에서 질서를 갈망하기 때문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이 불안을 잠재우는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책은 음모론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원리와 그 폐해를 국내외 실제 사례들과 함께 살펴보고, 음모론에 빠진 이들을 구하고 음모론과 맞서는 전략도 제시한다.
가령 자녀가 음모론에 빠졌다면 "그게 말이 돼?"라며 비난하거나 무시하기보단 함께 출처를 찾으며 판단을 돕는 게 좋다. 사회적으로는 음모론을 사전에 경고하는 '프리벙킹(Prebunking), 논박이 아닌 대화 기반의 교정,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제언한다.
원더박스. 272쪽.

▲ 처음 만나는 미노아 크레타 = 김신명숙 지음.
그리스 남쪽 크레타 섬에서 탄생한 청동기 문명으로, 유럽 문명의 원류로 볼리는 미노아 문명을 다층적으로 조망한 책이다.
국내 최초의 여신학 박사인 저자는 특히 미노아 신앙의 중심엔 여성이 있었고, 크레타의 최고신도 여신이었다 점에서 '여신과 여성'에 초점을 맞춰 미노아 문명을 읽어냈다.
실제로 미노아 크레타가 가부장제 사회가 아니었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이며, 미노아 문명 유물에도 남성 지배자가 군림하는 모습이나 전쟁 장면을 거의 찾기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노아 문명을 연구하면서 자주 신라의 역사를 떠올렸다는 저자는 책 말미에 미노아 문명에 비춰 다시 본 신라의 여신과 여왕의 이야기도 부록으로 수록했다.
돌고래. 360쪽.
mihy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