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 마지막 선수' 장시환 "책임감 느끼며 뛰겠다"

연합뉴스 2025-12-23 09:00:05

현대 출신 오재일·임창민·정훈·황재균, 시즌 후 줄줄이 은퇴

38세 장시환은 한화 방출 후 LG에 새 둥지…"마지막 불꽃 태울 것"

역투하는 장시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베테랑 불펜 투수 장시환(38)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 출신 마지막 현역 선수다.

올해 오재일, 임창민, 정훈, 황재균이 줄줄이 은퇴하면서 현대에서 뛰었던 선수 중엔 장시환만 남았다.

장시환도 최근까지 은퇴를 고민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바랐지만, 지난달 전 소속 팀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시환은 LG 트윈스의 부름을 받아 21일 계약에 성공하면서 선수 생활을 연장했다.

22일 연합뉴스와 연락이 닿은 장시환은 "현대 출신 마지막 선수라는 책임감이 크다"라며 "2000년대 현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이 추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더 오랫동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몇 년 전부터 현대 출신 선수들이 많이 은퇴하면서 (황)재균이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한 뒤 "재균이가 자기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고 했는데, 최근 은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이어 "LG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다"며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뒤) LG에서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연 김진성 선배, SSG 랜더스에서 활약하는 노경은 선배처럼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지난 6년 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한화 팬들께 감사하다"며 "한화에서의 생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아디오스, 현대 유니콘스"

현대는 1998년과 2000년, 2003년,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최강팀이었다.

강력한 투타 전력을 바탕으로 '현대 왕조' 시대를 열어 KBO리그를 호령했다.

그러나 현대는 모그룹의 분열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심각한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2007시즌 종료 후 역사 뒤로 사라졌다.

장시환을 제외하면 현대 출신 모든 선수가 은퇴했지만, 현대 왕조의 주축 멤버들은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KBO리그 10개 구단 중 4개 구단 사령탑이 현대 출신이다.

올해 LG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은 현대에서 선수, 직원, 코치를 지냈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현대에서 선수로 데뷔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현대 선수단의 마지막 주장이었고,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현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장시환은 염경엽 감독과 인연이 깊다. 둘은 2007년 현대에서 선수와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인연을 이어갔다.

LG 김일경, 송지만, 정수성 코치도 현대 선수 출신이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