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금연구역서 버젓이 흡연…관문 동대구역광장 방문객들 "불쾌"

연합뉴스 2025-12-23 09:00:03

동구청 인력 부족에 단속 건수 저조…애꿎은 시민·방문객들만 간접흡연 피해

동대구역 흡연 부스 밖에서 흡연하는 시민들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동대구역 광장을 지나갈 때마다 담배 냄새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집니다."

대구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 등이 금연 구역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행위가 매일 반복하고 있지만 현장 관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관할 당국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3일 오전에 찾은 동대구역 광장 흡연 부스 밖에서는 시민 등 20여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주변 화단과 통행로 등 곳곳에는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바로 몇걸음 앞에 흡연 부스가 있었지만, 이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구 동구청은 시민 등의 간접흡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조례에 근거해 2013년부터 동대구역 광장에 마련한 흡연 부스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공간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런 까닭에 광장 곳곳에는 이곳이 금연 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지만, 광장에서 만난 흡연가들은 이를 본체만체했다.

광장 한쪽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남성은 흡연 부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흡연 부스를 이용하면)답답하고 옷에 담배 냄새도 배 싫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동대구역 광장 화단에 담배꽁초 버리는 시민

이처럼 금연 구역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동대구역에서 나와 광장과 인근 백화점으로 이동하는 시민·관광객 등은 무방비로 간접흡연 피해에 노출된 실정이다.

이런 까닭에 단속 권한이 있는 동구청에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단속해달라는 온오프라인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과태료 부과 권한을 가진 동구청 소속 단속 요원은 단 2명뿐이라 동대구역 광장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된 건수는 2023년 92건, 2024년 132건, 2025년(12월 기준) 120건 등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날 대구를 찾은 김모(20대·여)씨는 "업무차 동대구역을 자주 이용하는데, 광장을 지나갈 때마다 담배 연기가 코로 들어와 불쾌하다"며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의 첫인상을 대변하는 장소인 만큼 의식 개선과 함께 구청 단속도 강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연 구역

동구청 관계자는 "구청 소속 금연 구역 단속 직원 2명은 동대구역 광장뿐만 아니라 관내 금연 구역 765곳 단속업무도 맡고 있다"며 "인력 부족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계도 활동을 할 수 있는 위촉지도원 8명을 활용하고 있으나 광장 금연 구역에서 이뤄지는 흡연 행위를 완전히 단속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psjp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