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정 "1인3역 위해 세가지 목소리 준비, 도전하길 잘했죠"

연합뉴스 2025-12-23 08:00:04

'이강달'서 박달이 역…"'시크릿 가든' 하지원이 조언해줘"

배우 김세정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처음에는 부담이 컸어요. (1인 3역) 세 캐릭터를 어떻게 구분 지을까 고민도 했고요. 해보고 나니 '역시 도전해보길 잘했다' 싶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죠."

MBC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이하 이강달)에 출연한 배우 김세정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반댁 규수부터 걸쭉한 말투의 부보상(보부상), 위엄 넘치는 왕세자까지 수시로 오가야 했던 1인 3역 연기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극 중 김세정은 세자빈 강연월이었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기억을 잃고 부보상으로 사는 박달이를 연기했다. 게다가 박달이와 세자 이강(강태오 분)의 영혼이 뒤바뀌면서 여자의 몸에 깃든 남자도 표현해야 했다.

같은 얼굴이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말투 연구에 공을 들였다.

김세정은 "세 가지 목소리를 준비했다"며 "연월이는 온화하고 기품 있는 목소리, 박달이는 강단 있고 힘있게 뻗는 목소리를 낼 것 같았다. 또 이강 역할을 할 때는 태오 오빠에게 대본을 읽어달라고 해서 녹음본을 들으며 따라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세정

고민 끝에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뒤바뀌는 상황을 연기한 선배 하지원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그는 "예전에 선배와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한 인연이 있어서 식사를 청했다"며 "'이강달'에 들어간다고 하니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평소 상대역 습관도 관찰하고,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세정이 첫 사극 도전이어서 '황진이', '다모' 등에 출연했던 하지원은 사극과 관련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하지원 선배가 말을 탈 때 갈기를 잡으라고 조언해줬는데, 혼자 말 타는 장면이 없어서 갈기를 잡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첫 사극이었지만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세정은 "저와 닮은 부분이 많은 캐릭터였다"며 "당차고, 구김살 없고, 하고 싶은 말은 하는 등 많은 부분이 비슷했다"고 꼽았다.

상대역인 강태오와 호흡이 좋았던 것도 연기에 힘을 불어넣었다며 "장난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서로 믿고 갈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드라마 '이강달'은 지난 20일 막을 내렸고, 걸그룹 출신인 김세정은 첫 번째 솔로 싱글 '태양계'를 발매하며 가수로 돌아왔다.

그는 "노래하다 보면 연기가 하고 싶고, 연기를 하다 보면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가 온다"며 "(1인 3역 사극) 도전을 통해 제 연기에 새로운 발전이 있었던 시기인 만큼, 노래도 한 단계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태양계'는 성시경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이다. 김세정은 "너무 어려운 노래여서 성시경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며 "'생각을 줄여라. 생각이 많아질수록 감정이 적어진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자 많은 것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배우와 가수를 오가며 활동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제가 아는 건 아직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노래와 연기 모두 파헤칠 구석이 많이 남아서 설렌다. 제가 일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