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쓰고도 목마른 안세영…"제가 쓴 기록 제가 깰 것"
한국 대표팀, '왕중왕전' 다섯개 종목 중 세개 종목 석권

(영종도=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배드민턴 '왕중왕전' 격인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다섯개 종목 중 세개 종목을 제패한 한국 대표팀이 황금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2일 중국 항저우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 감독은 귀국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서 기쁘다"며 "쉼 없이 달려왔는데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3년 시작된 그랑프리 파이널이 지금의 월드투어 파이널스에 이르기까지 42년 역사상 한국 대표팀이 3개 종목을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사실 세 종목을 석권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며 이런 유의미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특출나고, 선수들이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장 다음 달에 슈퍼 1000시리즈 대회를 치르기 위해 출국하며 새 시즌을 시작하는데, 잘 준비해보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배드민턴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이 대회에서 여자단식 종목을 제패하고 11승을 달성해 남녀 통합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에 도달했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한 시즌에 11차례 정상에 오른 선수는 2019년 일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에 이어 안세영이 두 번째다.
아울러 안세영은 단식 선수 역대 최고 승률인 94.8%를 달성했으며, 시즌 누적 상금 100만3천175달러를 기록, 역대 배드민턴 선수 중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런 위업을 달성하고 나서도 안세영은 "앞으로도 계속 노력한다면 이보다도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멈추지 않는 향상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에 쓴 최다승, 최고 승률 기록을 제가 계속해서 깨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적의 듀오' 김원호와 서승재(이상 삼성생명)도 남자복식 금메달을 추가하며 조를 꾸린 지 11개월 만에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안세영, 모모타와 함께 단일 시즌 배드민턴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이다.
서승재의 경우에는 개인 기록으로 따지면 한 시즌 개인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서승재는 "원호랑 1월부터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며 "내년에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달려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도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백하나는 "2연패는 상상도 못 했는데 기쁘고, 기분이 그냥 너무 좋다"며 활짝 웃어 보였고, 이소희도 "부진이 길어 힘들었는데 지금 기세를 내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coup@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