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상향 등 긍정 신호 잇따라…금값 상승도 호재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최근 이탈리아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이날 이탈리아의 202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0.7%에서 0.8%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은 각각 0.6%로 유지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가처분소득 증가로 소비지출이 늘면서 전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유럽연합(EU) 기준에 맞는 재정건전성 유지를 약속한 동시에 감세 정책도 추진 중이다.
최근 긍정적인 소비 흐름은 소비 심리지수에도 반영됐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5.0에서 96.6으로 상승했다. 이 지수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현재 경제 상황과 전망 등을 계량화한 것으로 통상 실물 경기의 선행 지표로 해석된다.
멜로니 총리의 리더십과 재정 개혁 의지도 이탈리아 경제 전망에 호재로 해석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달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상향하고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무디스는 멜로니 정부가 발표한 경제·재정 개혁과 그 뒤로 이어질 성장 지원책이 2027년 이후 정부 부채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무디스는 올해 기준 GDP 대비 137% 수준인 이탈리아의 국가 부채 비율이 2034년에는 130%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사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5일 이탈리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멜로니 정부의 공공재정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탈리아가 유럽 안정의 닻이 됐다"고 평가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시장은 이탈리아를 다르게 바라보고 있고 그 결과 국가 부채 이자도 더 낮아졌다"며 "계속 페달을 밟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값 상승세도 이탈리아 경제를 심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2천452t으로 현 시세 기준 약 3천억달러(약 425조원)에 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8천133t), 독일 분데스방크(3천351t)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이탈리아 의회는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의 금이 국민이 속한다'고 명시한 예산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멜로니 총리는 집권 전 극우 성향이 뚜렷했지만 2022년 10월 취임한 뒤로는 온건 실용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과 코로나19 팬데믹 후 유럽 내 이례적으로 높은 GDP 성장률(4.2%) 등으로 지지율을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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