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中 정부지원 바탕 경쟁력 높여, 美와 군수산업 격차 줄이기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은 지속적 기술 업그레이드로 방탄 특수강 생산 속도를 향상시킨 반면 미국은 재정적 손실로 주요 공장을 폐쇄하는 등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군수업체 네이멍구 제1기계그룹은 최근 탱크·장갑차용 고성능 방탄 특수강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기술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생산 속도를 30% 높였다.

방탄 특수강은 국방 및 군수 산업의 핵심 소재이지만, 복잡한 생산 과정과 저수요·고비용으로 비효율적인 분야로 통한다.
네이멍구 제1기계그룹의 해당 프로젝트 책임자인 돤 아이핑은 "입방정 질화붕소(cBN)로 만든 절삭 공구에 나노 코팅을 추가하고 새 냉각기술을 적용해 공구의 마모 저항성과 방탄 특수강의 절삭 속도를 높이고, 방탄 특수강 생산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붕소(B)와 질소(N) 원자가 다이아몬드처럼 입방격자 구조로 배열된 강력한 공유 결합 형태인 입방정 질화붕소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초경질 물질이다. 나노 코팅은 나노미터 크기 입자를 이용해 물체 표면에 얇고 균일한 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 내 2위 철강기업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재정적 손실을 이유로 최근 몇개월 새 펜실베이니아주 콘쇼호켄 소재 공장과 일리노이주의 제철소 3곳에 대해 무기한 폐쇄 조치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콘쇼호켄 공장은 군용 방탄 특수강 등을 생산해온 곳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산업정책 부차관으로 재직했던 윌리엄 그린월트 미 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 국방부가 해군 함정과 육군 지상 차량용 장갑판에 쓰이는 고품질의 소량 방탄 강철을 클리블랜드-클리프스 소유 공장에서 공급받아왔다"고 확인했다.
특히 콘쇼호켄 공장은 2003∼2011년 이라크 전쟁 기간 급조폭발물로부터 군용 차량을 보호하기 위해 1만8천대의 비무장 차량을 위한 특수 강철 장갑판을 생산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명암은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30%가량을 생산하는 중국이 여타 국가가 넘볼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반면 고비용 구조인 미국은 제조업 기반이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은 희토류를 비롯한 여러 핵심 광물에 대한 세계적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방탄용 특수강 생산에 필수적인 특정 합금 원소의 수급을 안정화하면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중국이 이를 통해 국방·군수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kjih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