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이소희-백하나, 왕중왕전서 화려하게 부활…대회 2연패

연합뉴스 2025-12-21 19:00:02

1시간 9분 혈투서 일본 조 2-0으로 제압…최장 랠리 무려 156회

여자복식 이소희와 백하나(좌측부터)

(항저우=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여자 복식 이소희와 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가 배드민턴 '왕중왕전'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화려하게 부활을 알렸다.

이소희와 백하나는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복식 결승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2-0(21-17 21-11)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복식 조는 상위 랭커들만 모인 '별들의 전쟁'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는 과거 그랑프리 파이널 시절이었던 1998년과 1999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혼합복식 김동문-나경민 조 이후 한국 선수로는 26년 만에 나온 역대 두 번째 왕중왕전 2연패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무서운 집중력 싸움이었다.

여자복식 백하나와 이소희(좌측부터)

무려 69분에 걸친 혈투가 이어졌고, 한 포인트에 셔틀콕이 156차례나 오가는 '초장거리 랠리'가 펼쳐질 정도로 양측 모두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첫 게임부터 이어진 접전에서 이소희-백하나의 뒷심이 빛났다.

17-17 동점에서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4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 조는 여세를 몰아 2게임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쳤다.

견고한 수비로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고, 11-9로 인터벌을 선점한 뒤에는 폭발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12-10에서 무려 8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이소희와 백하나는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특별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언니 이소희가 동생 백하나에게 손짓하자, 백하나는 양손에 라켓을 쥐고 이소희의 등에 가뿐히 올라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때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12주간 수성했던 이소희-백하나는 올해 유독 저조했다.

전영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 등 최고 권위의 슈퍼 1000 대회 두 곳을 포함해 시즌 4관왕을 달성하며 코트를 호령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슈퍼 750 대회인 덴마크오픈 우승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왕중왕전'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추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