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사무소 "장기적으론 새 일자리를 창출 기대가 우세"
"美기업, 관세비용 가격전가 완료안돼…인플레 압력 지속 전망"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인공지능(AI) 확산이 장기적으로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란 낙관론이 있지만, AI가 노동시장에 구조적 실업을 늘리는 등의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2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의 김좌겸 차장은 이날 공개한 '2026년 미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AI 확산이 미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해 이처럼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 미 고용시장이 부진한 데에는 AI의 노동력 대체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은 이런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국한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량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보고서는 "AI 확산이 노동시장의 변화를 일으키고 구조적 실업을 더욱 긴 시간 동안 증가시키는 등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하방 위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런 구조적 실업은 경기침체와 맞물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AI 자동화가 경기침체에 대응해 기존 노동력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면 노동시장도 장기간 침체를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AI 기술혁신으로 중립금리나 자연실업률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의 구조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AI 기술혁신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금리를 말한다.

한편 한은 뉴욕사무소의 엄태균 과장은 '미국 관세인상의 소비자물가 영향 및 평가' 분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기업들이 향후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회복을 모색하면서 당분간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미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지난 8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5%는 관세 부과에도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으나 향후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 기업의 40∼50%는 이미 가격을 높였고 추가 인상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는 관세 비용의 가격 전가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상당수 기업이 축소된 이익률의 회복을 위해 추가로 가격을 인상할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편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관세 비용이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가되지 못할 경우 기업 이익 축소로 고용 여건이 더욱 악화하고 주가가 조정돼 소비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pan@yna.co.kr











